쓴다 쓴다 하면서 미루고 미루던 기어즈 오브 워의 블로그용 리뷰를 쓸 수 있는 시간이 생겼다. 대부분의 내용은 게임샷에 올린 글에 있으므로 중복되지 않는 선에서 간단하게 끝낼 생각. 게임샷에 등록한 내용 중 동영상 스킵 불가 부분은 내 실수였다는 것 인정. 하지만 동영상 스킵을 X 버튼에 할당해 놓고 알려주지도 않는 친절함(?)이라는 변명을 살짝. =)
게임 얘기를 하기에 앞서 점수에 목숨걸었던 사람들을 위해(와서 볼 리도 없지만) 약간의 도우미 정보를 넣을 것이 있다. 예전에 개인적인 게임 구매 도우미를 설명하면서 어떤 사이트의 특정 게임 점수를 그대로 믿지 않는다는 언급을 한 적이 있다. 대부분의 사이트는 기어즈 오브 워에 상당히 높은 점수를 줬다. 기어즈에 목 매달던 사람들은 그 점수에 만족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 사이트가 그동안 믿을만한 점수를 줬는가에 대해 짚어보지 않을 수 없다.
기어즈와 비슷한 상황에 있었지만 실제로 게이머들에게는 욕을 바가지로 먹고 막을 내린 게임이 있었다. 언리얼이라는 타이틀을 걸고 나온 게임들이 대부분 그러했다. 언리얼 1편도 그다지 재미있는 게임은 아니었지만 2편은 그보다도 못했다. 그렇지만 게임 데모가 나오기 전까지 그리고 풀버전이 발매되기 전까지 공개된 스크린샷을 통해 사람들이 광분한 것은 GoW와 거의 흡사한 수준이었다. 언리얼 토너먼트 2003도 그랬고 2004도 그랬다.
언리얼 2가 수작이고 대작이고 명작이라고 박박 우기는 사람은 뭐 어쩔 수 없다. 그래픽이 게임의 전부라고 생각한다는데 뭐라 하겠는가.
GoW에 고득점을 매겨준 각 사이트의 언리얼 2 점수를 비교해 보면 모양새가 이렇게 된다.
[웹사이트 - 언리얼 2 : GoW]
IGN - 8.2 : 9.4
GamePro - 5/5 : 4.75/5
GameInformer - 9.5 : 9.5
Computer Gaming (1up) - 9.5 : 10
GMR (1up) - 8 : 10
GameSpot - 7.3 : 9.6
Yahoo Video Games - 4/5 : 5/5
Game Trailers - 8.1 : 9.1
Computer and Video Games - 8 : 9
EuroGamer - 7 : 8
게임스팟만 당시 조금 솔직했던 모양. 둘 다 고만고만한 게임이라고 생각하니 비슷하다는 것에 대해 뭐라 덧붙일 말은 없지만, 게이머의 입장에서 보면 둘 다 사기다. 당시 언리얼 2의 리뷰 점수가 나온 시기는 멀티플레이 모드가 제외된 상태였고, 조금 지나 XMP라고 하는 추가 멀티플레이 모드가 다운로드 형식으로 배포됐다. 언리얼 토너먼트와 완전히 분리할 계획이었지만 언리얼 토너먼트 2003이 계속 연기되면서 어쩔 수 없이 추가한 듯한 느낌.
(이하 간단 리뷰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으므로 주의)
기어즈 오브 워를 처음 시작하자마자 내 입에서 흘러나온 말이 있다. "또 감옥이야?" 에픽은 엔진 이름을 언리얼로 계속 이어가고 있지만, 실제로 싱글이 담긴 정상적인 언리얼 게임을 만든 건 단 한 번 뿐이었다. 그러므로 싱글플레이가 담긴 에픽의 슈팅 게임은 오리지널 언리얼과 기어즈 오브 워 딱 두 개 뿐인 셈이다. 언리얼 2는 제목을 에픽에서 대주고 실제 제작은 레전드 엔터테인먼트라는 회사에서 했다.
당시 에픽은 인포그램 소속이었고, 레전드 역시 인포그램 소속. 어쩌면 인포그램에서 언리얼 오리지널의 모양새를 보고 더 이상 가망이 없다고 생각했을 가능성도 있다. 대타로 기용한 레전드 역시 그다지 괜찮은 선택이라고는 할 수 없었지만. (Wheel of Time이라는 쓰레기급 FPS가 레전드의 실력을 잘 대변해준다)
"또 감옥이야?"라고 한 이유는 오리지널 언리얼이 시작되는 곳 역시 감옥이기 때문이다. 물론 건물처럼 생긴 감옥이냐 우주선처럼 생긴 감옥이냐의 차이가 있고 동료가 문을 열어주느냐 아니냐의 차이가 있지만 어쨌든 배경 설정이 감옥이다. 그 이후 상당히 여러 부분에서 언리얼의 설정이 그대로 드러난다.(물론 오리지널 언리얼은 FPS이고 기어즈 오브 워는 슈팅이라는 시점의 차이도 있다)
어느 정도 진행하다 보면 광산이 등장한다. 여기서도 내 입에서는 또 다시 이런 말이 흘러나왔다. "또 광산이야?" 에픽 사장이 광부의 아들이거나 광산에 한이 맺힌 사람처럼 보였을 정도. =) 언리얼은 기본 진행 설정이 광산 회사로 되어 있다. 이름도 유명한 리안드리 마이닝 커퍼레이션. 오리지널 언리얼과 일치하는 부분이 또 있을까? 상당히 많다. 오죽하면 이 리뷰 제목을 'GoW=언리얼 리메이크'라고 붙였을까.
나열하면 비슷한 모양새는 이렇게 된다.
1. 감옥에서 시작한다(언리얼/GoW 공통)
2. 땅이 흔들거린다(언리얼/GoW 공통) - 특히 초반에만 흔들린다는 것도 일치.
3. 언리얼 - 원주민 마을로 가게 된다 / GoW - 난민촌이라는 곳을 가게 된다
4. 마을 직후 물을 건넌다(언리얼/GoW 공통)
5. 중간 보스가 3회 이상 반복 등장한다(언리얼 - 4회 / GoW - 3회)
6. GoW에서는 광산에 가게 되고 언리얼에서는 광산을 초반에 지난다.
7. 총을 쏠 때 탄창이 거의 비게 되는 시점에 키리키릭 소리가 들린다(언리얼/GoW 공통)
설정은 이런 정도로 비슷한 면이 있고, 그 외에도 재미있는 것이 있다. 캐릭터. 이들은 간단하게 스크린샷으로 비교를 했다. 언리얼 오리지널과 GoW 사이에는 10년이라는 세월이 있었음을 감안하고 감상할 것.
일반 병사의 모습.
버서커 컨셉
오리지널 언리얼에서 이 녀석은 지느러미를 갖고 있어 완전한 모습 자체로는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재질(?) 면을 따지면 거의 흡사하다.
오리지널 언리얼에 있던 캐릭터와 비슷하다는 것은 사실 큰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게임 제목을 기어즈 오브 워로 완전히 차별화했다. FPS를 버리고 3인칭 슈팅/액션의 '새로운 게임'을 만드는 척 했다. 하지만 상당히 많은 컨셉을 자신들이 과거에 만들었던 것을 그대로 가져오는 진정한 울궈먹기를 한 것. 콘솔 게이머들은 PC 게임을 거의 하지 않는다는 약점(?)과 10년이라는 세월을 역이용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앞에서 언리얼 2를 언급했는데 언리얼 2의 흔적도 GoW에 있다. 액트 1이 끝나기 직전, 즉 버서커가 처음 등장한 직후에 언리얼 2의 흔적도 볼 수 있다. 버서커가 한 명을 잡아 족치는(?) 모습이 그림자로 보이는 부분.
언리얼 2는 본격적인 미션이 시작되는 도입부에 이 방법을 사용했다. 데모에도 포함되어 있는 장면이다. 어찌 보면 흔한 표현 방법일 수 있다고 생각할 지 모르겠지만 가만히 과거를 되새겨 보자. 이런 장면을 사용한 게임이 몇 개나 있을까? 흔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몇 개 없다.(이런 걸 Deja Vu(기시감)라고 하나?)
게다가 에픽과 관련되어 있으니 버서커가 '때가 될 때마다 한 번 씩 죽어나가는 엑스트라 동료(그 전에 스나이퍼에게 죽는 넘도 모양이 똑같은 넘이다.. 가면 쓴...얼굴 만들기 귀찮았나 보다)'를 툭탁툭탁 때려 죽이는 장면에서 언리얼 2를 떠올리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기어즈 오브 워의 새로운 컨셉은 FPS를 버리고 3인칭 액션의 형식을 취했다는 것과 엄폐물을 이용한다는 것, 그리고 조금은 독특한 무기가 일부 포함되어 있다는 것 정도. 엄폐물은 지난 레인보우 식스 베이거스를 언급할 때 얘기했듯, 모양새가 항상 같은데다 전투가 시작되기 전에는 반드시 자동 체크포인트가 동작을 하니 긴장 상태를 얻을만한 전투도 없다.
버서커를 세 번째 만났을 땐 별로 놀라지도 않았다. 나올 것 같았고 그 직전에 광산에서 콥스를 만나 떠나 보내는 데에 활용했던 스위치가 기차 칸을 넘어가는 도중에 보여 쓸 일이 조만간 생기겠거니 했더니 진짜로 생겼고 누르라고 있는 스위치를 눌러줬다.
동료가 정말 쓸모 없는 존재라는 것은 버서커를 두 번째 만났을 때 느꼈다. 안뜰에 나가 햇빛 반짝이는 정원에서 버서커를 없애야 한다는 것을 알아채기 전까지 재시도를 해야 했는데 정원에 들어가지 않고 도망다니다 보니 버서커 머리가 걸리는 약간 낮은 문이 있는 곳에 들어가게 됐다. 여기서 재미있는 상황이 됐는데 게이머는 문 안쪽에 도망쳐 들어왔는데 동료는 그 바깥에 있던 것. 이산가족됐다. 여기서 바깥에 있는 동료에게 명령을 내린 다음 빈 틈이 생기면 나가면 되겠다고 생각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공격/공격 중단 명령이 있었으니까.
그러나 이 시점이 되면 그 기능이 흐릿하게 바뀌며 선택 불가 상태가 된다. 문 밖에 있는 넘은 따스한 햇볕 쬐며 일광욕을 하고 있는지 어떤지 안에 있는 게이머는 머리가 걸려 못 들어오는 버서커 앞에 앉아 가끔 방아쇠 당기는 놀이를 할 수 있다. 이 레벨에서는 동료의 도움을 받지 말라는 것인데 그렇다면 동료는 대체 어디에 쓴단 말인가. 제대로 활용할 기회를 한 번이라도 준 적이 있나? 없다. 길이 좌/우로 갈라지는 곳에서 갈라서는 일에만 활용될 뿐.
긴장감 제로, 신선도 제로. 뛰어난 그래픽 만점. 음악 좋은 거 만점. 스토리 제로. 평균 4점.
멀티플레이가 재밌다고들 한다. 멀티플레이 재미없는 게임은 몇 개나 있을까? 특히나 총 쏴서 상대방 죽이는 게임 장르에서.. 새롭다고들 한다. 새로운 제목을 달고 나오는 게임에는 항상 새로운 게임 모드가 있기 마련. 하두 울궈먹는 게임들만 해와서 그런지 아니면 '카스 따라하기'에 급급한 국산 온라인 FPS 게임들의 따라방구 게임 모드만 봐서 그런지 새로운 게 오히려 이상하게 보이는 건가?
게임마다 항상 다른 게임들과는 다른 게임 모드가 있기 마련이다. 언리얼 토너먼트 역시 버전이 바뀔 때마다(2003과 2004 제외) 새로운 게임 모드가 추가되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신선한 것 때문에 만점을 줘야 한다면 만점을 받을만한 게임은 그것 말고도 잔뜩 있다. 예를 들면 트라이브즈의 연료 훔쳐오기나 레인보우 식스의 론 울프 등.
그건 그렇고 도대체 기어즈 오브 워를 FPS라고 부르는 사람들은 또 뭔지. 스플린터 셀도 FPS였고 맥스 페인도 FPS였나? 조준점이 항상 중앙에 위치하고 진행하는 느낌 상 또는 그것 자체로만 따지면 맥스 페인은 FPS와 상당히 흡사하다는 평을 얻은 적이 있긴 하다. 그렇다고는 해도 FPS와 일반 3인칭 슈팅은 확연히 다르다. 보아 하니 FPS라고 나누는 것도 국내에서만 일어나는 일 같다.
해를 넘기지 않아 다행. 조만간 올해의 게임들을 정리해야 할 듯.
올해는 재미있는 게임이 너무 많이 나와 올해 초에 했던 게임은 작년에 했던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
GOW라는 약칭은 PS2의 갓 오브 워에 주는 것이 더 적당할 듯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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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번. 게임은 재미있게 했지만 스토리는 정말 하하하..
2007/01/11 16:50만든 사람들도 어색하다는걸 몰랐을리 없을것 같은데
모션블러는 과도했지만 느낌이 좋았고 여러가지 효과나 사운드도 괜찮더군요.
BEST까지는 아니어도 GOOD이상 게임이었습니다
디노님이 지적한 대로 단점도 많이 보였지만 일단 재미있는 게임이었고 게임을 다하고 나니 차세대에 살아남을 "일본"제작사는 캡콤밖에 없구나 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ps. MS에서 돈다발로 데드라이징 2 독점하려 한다는 훈훈한 소식도 들려오네요
졸면서 만들고 발매 직후에 눈치 챘을 수도 있죠. -_-;;;
2007/01/11 18:51이상하게 전 데드 라이징이 안 땡겨요. 흠.. 사놓고 몇 번 해보다 친구 빌려줬어요. 좀비들이 좀 불쌍해 보이기도 하구요. -_-;;;;;;;;;
아무튼 로플 재미는 확실히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