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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3/26 French Kiss with Death, 게임에서 책으로.. (2)

얼마 전 게임 덕택에 책을 사게 된 것에 매스 이펙트보다 앞서지만 조금 다른 의미라는 글을 남긴 적이 있다. 이왕 말 나온 김에 기억을 정리해둘겸..

그 주인공은 바로 Le Mans 24 Hours이다. 이 게임을 처음 알게된 것은 99년 초 모 게시판에 게임 소식을 퍼나르던 시절, 새로 나왔다는 게임에 대한 설명을 접하면서 '아니 세상에 이런 대회도 있어?'라고 놀라던 기억이 난다. 게임은 국내에 들어올 가능성이 없었는데, 마침 일본에 갈 기회가 생겨 아키바에 혹시나 해서 들러보니 몇 안 되는 PC 수입 판매점에 떡 놓여있어 곧바로 구입했던 기억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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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Mans 24 Hours라는 제목으로 게임이 나온 것은 99년 유럽에서만. 그로부터 2-3년 뒤 북미 시장에 Test Drive: Le Mans이라고 제목만 바꿔 촐시됐고, 차후 보다 나은 그래픽과 99년 버전이 다룬 것보다 1-2년 뒤의 레이싱 참가 차량들을 탑재한 두 번째지만 제목은 동일한 Le Mans 24 Hours가 다시 발매됐다. 이 버전은 애초부터 미국 시장을 겨냥한 것으로, ALMS(American Le Mans Series)의 애틀란타 10시간 트랙을 포함하고 있다(실제로 실시간 10시간 대회 진행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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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을 막상 사고 보니 이런 유형의 게임을 하긴 했었지만 막상 손이 가지 않다가 어떤 계기로 시작하게 되고 결국 210일 간 한 번도 눈을 돌리지 않고 게임에 매달리는 개인적 기록을 담은 게임이 됐다. 자동차를 움직이는 부분은 아케이드에 가깝다. 하지만 24시간 풀 실시간 대회를 담고 있으며, 24시간 대회는 시작할 때마다 날씨가 랜덤으로 바뀌는 특성이 있어 할 때마다 색다른 느낌을 얻을 수 있다.

초기에는 24시간 대회를 하루에 3-4시간씩 달리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지만, 어느 날 집이 4일 간 비는 틈을 타 처음으로 풀 24시간 레이스에 도전하게 됐고, 그로부터 몇 년 뒤 다시 한 번 도전해 의자에 앉아 꾸벅댄 시간까지 합쳐 29시간 55분 만에 완주해 작은 추억도 만들어냈다. 그 외에도 재미난 추억이 많은 게임.

아무튼, 이런 대회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되자마자 르망이라는 대회에 대한 관심은 높아질대로 높아졌지만 당시 웹에서 얻을 수 있는 정보라는 것이 그다지 많지 않았고, 결국 외국 레이싱 포럼에 참여해 많은 사람들과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며 꽤 쓸만한 정보와 함께 레이싱 관련 책도 나온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정보라고는 해도 단편적인 것들 뿐이어서 알고 싶어하는 부분 중 극히 일부만을 살짝 덮어줬을 뿐이었다.

그러다 어느 날 우연인지 르망 관련 포럼들을 온통 헤집고 돌아다니던 차에 한 사이트에서 책 한 권을 소개했다. '르망 팬이라면 꼭 사서 보시오'라는 설명이 붙어 있던 책인데, 그것이 다름 아닌 French Kiss with Death다. 표지에는 스티브 맥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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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제까지 하면, A French Kiss with Death: Steve McQueen and the Making of Le Mans.

르망이라는 영화에 배우로 출연했지만, 실제로는 스티브 맥퀸이 있었기에 르망이라는 영화가 만들어질 수 있었고, 그가 레이싱 광이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설명도 찾아볼 수 있다. 아무튼 책의 초반에는 스티브 맥퀸이 태어나서 르망을 찍게 되기까지의 소사가 꽤 자세하게 담겨 있고, 그 뒤로 레이싱의 역사가 간략하게, 그리고 르망의 역사와 영화 촬영 시기를 전후해서 활약하던 출잔 자동차들에 대한 상세한 소개와 마지막으로 르망이라는 영화를 만들기 위해 그들이 한 일을 생존자들을 통해 얻은 진술을 기반으로 가급적 사소한 한 가지라도 빠짐 없이 담으려고 노력한 책이다. 거기에 풍부한 사진 자료까지 가득가득~ (하드커버에 P464)

책은 2001년 말에 주문했는데 이러저러한 사정으로 조금씩 읽다 밀리고 밀려 결국 지난 해 말이 되어서야 거의 다 본 상태가 됐다. 그런데 한 가지를 알면 그 뒤가 궁금해진다고 해야 하나? 아마존의 눈물겨우 '추천 상품'(아마존의 추천 상품은 정말 기가 막히게 정곡을 찔러대는 특징이 있다. 이 부분 만큼은 여러 쇼핑몰을 이용해봤지만 아마존이 단연 최고라 할 수 있다) 덕택에 몇 번의 유혹을 이겨내다 결국 또 한 권의 책에 손이 갔다.

포르쉐의 내구 레이싱 참여 역사 상 최고의 시기를 손에 거머쥐게 했던 주역 포르쉐 956/962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담은 책. 80년대에서 90년대 초까지 르망을 포함한 13개 대회를 연속으로 우승, 르망 기록 6번, 데이토나 6번, 세브링에서 4번 시간 기록을 갈아치웠던 차.

아무튼.. 이 책이 오늘 도착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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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에 대해서만 다룬 것이 아니라 자동차를 완전히 분석하는 것으로 풍부한 사진 자료까지 담고 있어 시각적 자료만으로도 가치가 있는 책이라는 서평을 읽고 구매를 결정했다. 르망에서 파생된 개별 역사적 유명 르망 차량에 대한 궁금증은 여기서 멈추지 않을 듯 하다. 포르쉐가 그 출발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배송료가 장난이 아니라 구매 결정이 매번 쉽지 않기 때문에..).


게임 덕택에 '아니 세상에 이런 대회가 있어?'에서 여기까지..  소설 기반의 게임이어서 소설도 보고자 하는 것 또는 게임에 대한 내용을 소설로 다룬 것과는 매우 다른 경우지만 아무튼 세상에는 게임 때문에 이렇게 책을 사는 사람도 있다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핫핫~

+ 기타 등등:
1. Le Mans 24 Hours는 당시 게시판을 눈여겨 보던 모 유통사에서 침을 튀겨가며 칭찬하는 한 사람 덕분에 국내에도 발매했었다. 누가, 그리고 몇 명이나 샀을지는 모르겠지만..

2. Le Mans 24 Hours 덕택에 유테크닉스(Eutechnyx)라는 제작사에 대해서도 호감을 갖게 됐다. 이 회사는 매번 느끼는 것이지만 시뮬과 아케이드의 중간 어디쯤에 놓일만한 애매한 게임을 만들어 크게 인기를 얻는 게임을 만든 적은 없지만 아무튼 레이싱 게임은 정말 잘 만든다.

3. 집이 다시 4일 정도 비게 되는 순간이 오면 24시간 풀타임 레이스는 또 시도할 예정. (XP에서 잘 돌아간다. 요상하게도 24시간 실시간 레이스를 제외한 나머지 경주 모드는 모두 오류가 난다. 이것만 할 수 있다. 운명이라 믿고 있다)

4. 레이싱의 역사와 르망의 상세 역사에 대해서는 누구에게든 French Kiss with Death를 추천한다. 정말 잘 만든 책이다. 속사정(?)이 튼실한 정말 잘 쓴 책이다. 다만.. 원서라는 제약을 극복할 수 있는 사람에게만...

5. 두 번째 나온 Le Mans 24 Hours 게임은 별로 재미없다. 24시간 실시간 모드가 포함되어 있지만, 날씨를 애초에 정하고 들어가는 웃기지도 않은 설정 덕택에 매우 지루할 수 밖에 없다. 즉, 비오게 만들면 시작부터 끝까지 비가 오고, 안 오게 만들면 시작부터 끝까지 맑다. 르망의 가장 큰 변수인 비를 이렇게 어처구니 없게 넣은 게임. 99년에 나온 버전은 이 부분에서도 놀라운 수준.


Posted by Sexydino
My Logs l 2008/03/26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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