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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6/06/03 블랙, 중반 이후 눈 앞이 블랙 (2)

어째 게임이 끝나기 전에 재미있다는 말을 하면 말을 한 시점부터 게임이 애매하게 꼬여들어가기 시작한다. 대표적으로 헤일로가 그랬다. 총알이 부족하다 싶을 즈음 탄약이 바닥에 떨어져 있거나 해서 진짜 제작자가 플레이를 하면서 총알이 부족할 시점을 파악해서 던져 놓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여러모로 정교하다는 생각이 들어, "일단 느낌 매우 좋다"라고 쓴 바로 다음 판부터... 플러드가 쏟아져 나왔다. =/

블랙 네번째 판까지는 꽤 마음에 들었다. 그래서 그 때까지 블랙 얘기를 자주 했다. 저장 문제도 그렇지만, 임무 목표를 제대로 알려주지 않는 경우가 많아 눈 앞에 두고도 헤매는 일이 많아 여러모로 불친절하다는 생각은 하면서도 귓청을 울려주는 사운드 효과에 멋진 폭발장면, 꽤 손맛나는 타격감 같은 것이 잘 어우러져 정말 끝까지 이 기분 이대로 가겠구나 싶었다. 갑작스레 SF스러운 보스가 등장한다거나 할 스토리 흐름도 아닌지라(울펜슈타인과는 달리) 적의 저항만 점점 더 거세지는 식이 될 것으로 생각했다.

느낌이 좋았으니 좋다고 썼다. 그런데 문제는 다섯번째 판에서 시작됐다. 슈팅 게임을 함에 있어서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모르겠지만 난 리스폰이 정말 싫다. 전반적으로 사실적인 밀리터리물에 가깝게 설정되어 있다. 물론 그 이전에 전혀 없던 것은 아니다. 예를 들면 다른 게임들에서도 흔히 사용하는, '주요 시설물을 파괴하면 퇴로를 막아서는 적병'의 리스폰은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길을 막아서는 일련의 적군을 물리치면 관문으로 생각되는 부분을 통과하기까지 리스폰되어 나타나는 적이 없다. 네번째 판까지는 짜증나는 부분이 좀 있어도 여튼 나름대로 깔끔함을 유지했다.

다섯번째 판은 억지로 난이도를 올리려고 그랬는지, 리스폰이 본격화됐다. 어떤 시설물을 파괴해야 하는데 다른 레벨들처럼 목표물이 뭔지 정확하게 눈치채지 못한 상황에서 찾으려고 조금 헤매는데, 그 헤매는 시간동안 일정 간격으로 어디서 튀어나오는지는 모르겠지만 건물의 2층 창문에서 뛰어내려오는 듯한 적이 "계속" 나온다. 나중에는 목표물을 찾아 수류탄을 던져 반쯤 부수고는 일부러 기다려봤다. 역시나 계속 리스폰이다. 건물 안쪽에서 틈으로 총을 내놓고 바깥을 공격하는 적도 죽이면 또 나오고 죽이면 또 나왔다.

결국 그 부분을 파괴하고 들어가봤다. 눈 앞에는 빈 방이고, 그 빈 방의 바닥에 구멍이 나 있다. 그곳으로 밀려들어왔나 해서 조심스레 다가가보니 없다. 내려가서 보니 건물의 다른 면으로 연결되고 그 곳에는 게이머 쪽에 등을 대고 딴 짓하는 적병이 있을 뿐이었다. 이 쯤에서 기분이 상당히 나빠졌다.

그래도 중간에 세이브를 할 수 없으니 일단 끝까지나 가보자 하고 가는데, 레벨의 끝부분으로 생각되는 지점 직전에 또 한 번의 말도 안되는 리스폰이 일어나고 끝부분에도 또 있다. 더 웃긴 건, 적병의 방탄복 성능도 두 배 이상 좋아진다는 점이다. 초반에도 샷건 들고 나오는 적은 다른 넘들보다 두꺼운 방탄복을 착용한 것으로 표현되어 있고 샷건을 한 번 쏘면 넘어졌다가 일어선다. 다시 한 번 쏘면 그제서야 제대로 쓰러진다. 그런데 다섯번째 판부터는 두 방으로는 절대 못 죽이는 설정으로 바뀐다.

이런 식의 억지스러운 난이도 높이기는 그다지 달갑지 않다.

한 순간에 배신당한 느낌이다. =/
Posted by Sexydino
My Logs l 2006/06/03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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