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과는 달리 그럭저럭 할만한 부분이 있었으니 그 부분 먼저...
1. 남의 무덤 들어가 탐사하는 부분에서 페르시아 왕자님 오리지널 이동 퍼즐 향기를 느꼈다. 그렇게 과도하게 난해한 것은 아니지만 게임의 다른 부분에 비해 나름대로 생각하고 테스트하고 확인하는 과정이 괜찮았다. 다만, 무덤의 수가 일곱 개 밖에 없어 전체 플레이타임에 비하면 많지 않은 시간이라는 것이..
여기에 더해 16번 실험체라는 어쌔신의 주인공 데스몬드 이전에 존재했다는 사람이 남겨놓았다는 퍼즐 중에 괜찮은 것이 꽤 있었다. 그림을 돌리는 퍼즐은 캐주얼 게임들을 통해 자주 접하던 것들이라 별로 신선하지 않았지만, 설명문을 보고 그림을 찾는다거나 특정 문자를 숫자로 해석해서 주어진 숫자 배열을 만드는 퍼즐은 재미있었다. 말하자면, 홈즈의 춤추는 인형 퍼즐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겠다.
그런데... 숫자에 해당하는 문자를 찾는 과정에서 별로 도움이 되지는 않지만 아무 것도 듣지 않는 것보다는 나을 것 같아 분위기 쇄신용으로 눌러보기도 했던 '팁'의 한글화가 참 가관이다. 그래도 영문 음성을 들을 수 있어 다행이었는데 만약 영문 음성 듣기를 하지 못한다면 팁을 누를 수록 더욱 더 깊은 수렁에 빠질 것 같은 부분이 몇 군데 눈에 띄엇다. 예를 들면, you can count라고 해서 세어볼 수 있는 게 있을 거야..라고 말하는 것을 그냥 단순무식하게 '찾을 수 있을 거야'식으로 번역을 해놔서..
이미 세고 있었지만 기준을 뭘로 잡아야 하는지 살짝 갈등하던 때라 더욱 기억에 깊이 박힌 듯.
2. 카운터 또는 회피 후 때리고 때리고 때리고 때리고 회피 후 때리고 때리고 때리고 때리고..의 두 가지 방식만 있으면 전투는 끝.
3. 거닐기 미션이 꽤 자주 등장하는데, NPC의 걸음걸이 속도를 주인공의 일반 보행 속도로 정했다면 좋았을 것 같은데 그게 서로 달라 NPC를 따라가다 부딪히고 멈추고 다시 따라가다 멈추는 것을 반복하거나 반대로, 대충 걸어 따라오다가 거리가 멀어지면 후다닥~ 따라붙는 NPC들을 보게 되는 것도 안쓰럽고 번거로왔다.
4. 어쌔신 크리드 2의 가장 큰 특징: 추락 또는 추락사. 높이가 너무 높지 않으면 단순 추락(& 약간의 대미지), 심하게 높으면 추락사. 게임을 하다가 죽을 수 있는 기회는 이것 밖에 없었다. 그런데 내가 잘못해서 떨어지는 것이라면 불만스러울 것이 없겠지만 난 아무 잘못도 없는데 떨어지는 것이 문제.
지붕을 타고 뛰어다니다 보면 궁병들이 '왜 여기까지 올라왔어? 내려가!'라고 외치는데 만약 어기면 활을 쏘기 시작한다. 활 맞고 다니기 귀찮으니 가서 즉석 처리를 시도하는데, 궁병들이 죽을 때 흘리는 것이 피가 아니라 기름인가 보다. 발밑에 쓰러져 지붕 아래로 미끄러져 떨어지면서 동시에 죽인 나까지 끌려 내려가는 것. ... 끌려 내려가는 순간에는 처리 동작 이후 약간의 지연 시간으로 조작을 할 수 없으니 손도 못 쓰고 그냥 함께 내려가는 것.
5. 애초에 암살자를 소재로 한 게임이지만 암살이라는 것을 해볼 기회가 별로 없는 게임이라는 사실을 눈치챘는지 그런 미션을 몇 개 넣었지만 패턴은 너무 똑같아서 역시나 암살자의 가면을 쓴 액션 게임을 벗어나지는 못했다.
6. 병사들을 죽인다거나 하면 붉은 색 막대가 길어지며 '군인들의 관심도'가 높아지게 되는데 이것을 완화할 몇 가지 방법을 제공한다. 벽에 붙어 있는 벽보를 뗀다거나 떠들고 다니는 사람을 처리한다거나 제자리에 서서 연설을 하듯 인신 공격을 하는 사람에게 다가가 돈을 쥐어주는 방법. 관심도가 0이 되면 모든 것이 미니맵에서 사라지고 군인들의 추파를 받게 되는 시점이 되면 미니맵에 위치가 표시되는데 벽보는 일단 같은 자리에 나타났다 사라지기를 반복한다. 더 웃긴 것은 아무도 보지 못할 곳에 붙어 있는 벽보들이 태반이라는 사실~
'덜 뛰었으면 좀 더 뛰어보시지?'라고 하는 것 같다.
남의 무덤 탐사라든가 퍼즐이 있어 원작에 비해 낫다고는 할 수 있겠지만 여전히 평이한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 게임. 그래도 2편까지는 구입을 했으나 바이오샥과 마찬가지로 3편부터는 무시 모드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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