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box로, 그리고 PC로 헤일로가 발매되기 전부터 관심의 대상이었던 헤일로(한 때 일부 잡지에서는 할로라고 부르기도 했다). Xbox로 발매된다는 소식을 듣고 난감함을 경험해야 했지만, PC로 나온다는 소식에 드디어 경험하겠구나라는 생각을 하긴 했지만, 막상 발매되고 난 뒤에는 구매 의욕을 잃었던 기억이 난다. 우연히 네이버 이웃 블로그의 이벤트에 당첨되어 무료로 얻어 실행한 직후 정말 잘 만든 게임이라는 생각이 들 즈음, 플러드(Flood)라는 무더기로 쏟아져 나오는 괴 생물체로 헤일로에 정이 팍 떨어질 정도가 됐던 기억이 난다.
그래도 일단 시작을 봤으니, 끝을 보고 싶기도 했고, 헤일로가 1편에서 파괴되었는데 스토리가 어떻게 이어질지 궁금해 2편에 대한 관심이 가시지 않을 무렵, 2편이 PC로 발매가 되지만 비스타로만 나올 것이라는 소식에 쓰러졌다. 윈도우 비스타에 대한 별다른 관심이 없었는데 비스타로만 발매? 누군가는 게임때문에 운영체제를 구입하려는 사람이 있겠느냐고 할 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나는 비스타 구매를 심각하게 고려했다.
영화든 게임이든 1편이라는 곳에서는 '신선한' 장면을 아주 조금 사용해 신선함의 정도를 극대화시키는 경향이 있는 반면, 후속편으로 넘어가기 시작하면 1편에서 신선했던 아이디어를 잔뜩 사용해 신선했던 기억을 무력화시키면서 동시에 그보다 더 나은 신선한 아이디어를 제공하지 못해 결국 원작만도 못한 후속편이라는 오명을 안게 되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면, 백투더 퓨쳐에서 영화 마지막 장면에 날아오르는 들로리안이 2편에서는 계속 날아다니지만, 1편에서 얻은 그런 정도의 충격적인 장면이 2편에는 없다.
헤일로 역시 그런 면이 없지 않다. 다양한 탈 것이라는 것이 극초반부터 자주 등장하기 때문. 1편에서는 거대한 탈 것들이 딱 한 번씩만 등장한다. 밴쉬라는 비행 유닛은 딱 한 번 활용할 기회를 얻게 된다. 탱크도 딱 한 번 움직여볼 수 있다. 하지만 헤일로 2에서 식상함을 느끼지 못하게 된 계기는 단순히 '자주 보는' 수준으로 끝낸 것이 아니라 그것을 직접 활용할 수 있는 기회도 자주 제공했다는 점이었다.했기 때문이다. 새로 추가된 능력 '탈취'.
외계인의 멋진 탈 것의 외관을 감상하며 동시에 쇳덩어리를 향해 총알을 날려야 하는 한심한 내 모습을 보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적이 타고 있는 물건에 뛰어올라 발로 차내고 내가 그 자리를 대신할 수 있게 한 것이다. 그보다 더 큰 탱크라는 물건에는 뛰어올라 뚜껑을 뜯어내고 수류탄을 집어넣어도 되고, 적을 끄잡아 내고 내가 그 자리에 들어갈 수도 있다.
아주 오래 전부터 느낀 것이지만, 2편에 오면서 확실해진 것은, 외계인의 탈 것 디자인이 정말 잘 되었다는 점이다. 코버넌트의 밴쉬라는 비행 유닛을 처음 본 것은 2000년 경이었다. 당시 번지에서 데모 영상이라는 것을 내놓은 적이 있는데, 당시에는 이름을 몰랐지만 지금은 알고 있는 밴쉬라는 매우 독특한 모양의 비행 유닛이 헤일로의 광활한 공간 속으로 날아가는 장면이 포함되어 있었다. 그 때부터 지금까지 식상한 디자인이라는 생각을 한 번도 가져본 적이 없다는 점은 그에 버금가는 신선한 디자인을 본 적이 없다는 것을 반증하는 사례라고 할 수 있겠다.
2편으로 오면서 바뀐 사항 중 하나는 체력이라는 개념이 사라졌다는 점이다. 방어막이라는 것만 있고, 이것이 모두 사라진 뒤 한 번 더 얻어맞으면 죽는다. 재충전 시간이 빨라진 것은 이러한 특성을 보완하기 위함인데, 이러한 이유는 게이머가 움직이는 캐릭터가 매스터 치프 뿐이 아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매스터 치프가 1편에서는 반은 인간이라는 느낌을 준 반면 2편에서는 단순 기계 덩어리로 표현되어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1편에서 매스터 치프는 이미 사이보그로 규정되어 있었지만 진행 중에 약상자를 사용하는 매우 기이한 상황을 연출했다. 기존 고정 관념에 의하면 약상자라는 것이 반드시 있어야 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 2편에는 없다. 방어막이라는 것만이 유일한 생명 유지 장치이다. 하지만 매스터 치프가 죽어넘어진 자리에는 피처럼 보이는 무언가가 남긴 한다. 자이언트 로보가 기름을 눈으로 쏟아내 눈물처럼 보이게 만드는 것과 같은 개념으로 붉은 색의 기름일 수도 있다.
갖고 다닐 수 있는 무기는 애초부터 두 가지 뿐이었고, 그래서 갖고 다닐 무기를 선택하는 과정에서 갈등을 해야 했는데 2편에서는 무기의 종류가 더욱 더 다양해지다 보니 갈등의 시간이 더 길어졌다. 부족한 총알 개념을 극복하기 위해 양손에 무기를 들 수 있게 한 것은 매우 잘한 짓이라고 생각한다. 무기를 양손에 들게 되면 총알이 두 배가 되는 것으로 표시되어 심적 안정감도 유발한다. 초반에는 그렇지만 어느 정도 하다 보면 줄어드는 것도 두 배로 빠르다는 것을 감지하게 되고, 그러다 보면 심적 불안감도 두 배로 빨라진다는 단점이 있다. =D
총알 개념이 없는 코버넌트의 일부 무기는 양손에 든 무기에 서로 다른 수치가 표시되도록 했다. 코버넌트는 여러 면에서 훨씬 더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는데, 무기에 대해서는 이해가 가지 않는 점이 있다. 에너지를 분출하는 무기. 쏘다 보면 무기의 발열량이 높아지면서 결국에는 손을 부들부들 떨며 잠시 사용할 수 없는 순간을 경험하게 된다. 이러한 특성이 코버넌트를 제어하게 되는 순간에는 없을 줄 알았다. 그런데, 코버넌트가 코버넌트 무기를 사용해도 똑같은 결과로 이어진다. 그렇게 발전된 기술을 사용하는 집단이 스스로 무기를 이렇게 만들었다는 것을 좀처럼 이해할 수가 없다.
무기 중 가장 속시원했던 것은 에너지 검이라는 것이었다. 칼을 휘두르는 것이기에 사운드 효과 면에서 박력이라는 것이 없지만, 매우 강력한 무기인데다 찌르기 공격을 시도하는 순간 UT의 특징적인 움직임인 닷징과 비슷한 도약을 하게 되기 때문이다. 다른 총기류에 비해 등장 횟수가 적은 편이지만 얻을 수 있는 순간이 오면 반드시 무기 중 하나는 버리게 된다. 갖고 다니는 무기 1순위는 코버넌트 플라즈마 라이플. 2순위는 니들건. 인간들의 무기는 총알을 충전할 기회가 드물기 때문에 초반부터 가급적 피하는 경향이 있다. 플라즈마 라이플이 앞서 언급한 연사 중에 손을 부들부들 떨게 만드는 무기 중 대표적인 것인데, 다행히 양손에 들 수 있는 무기로 설정되어 있어 번갈아 사용하면 그런 단점을 극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했던 갈등이라는 요소는 에너지 검을 발견하게 되면 말끔하게 사라진다. 갈등이란 것 절대 없다. 플라즈마 라이플을 갖고 있다면 갈등 수치는 0. 갈등 1순위는 저격용 라이플. 코버넌트의 저격용 라이플은 세 발을 연속으로 사용하면 손을 부들부들 떨게 만드는 단점이 있지만 인간들의 저격용 라이플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은 공격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보다는 더 애용하게 되지만 충전이라는 것이 없고 자주 얻게 되는 물건도 아닌지라 익숙해지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스토리는 잘 하면 3편에서 끝날 수도 있지만, 최악의 경우 7편 이상도 가능하다. 인기가 대단한 현 시점에서 보면 3편에서 끝내기에는 아까운 면이 없지 않다. 스토리의 전개가 매우 흥미롭다. 그넘의 플러드라는 징그러운 생물 덕택에 1편을 떠올리면 악몽 뿐이지만, 여러 면에서 설정이라는 것이 참 잘 되어 있는 게임이다.
매스터 치프의 모습은 볼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둠의 머린과 상당히 비슷하다.
패드로 FPS 게임을 하게될 줄은 몰랐다.
보너스로 헤일로 오리지널 사운드트랙 첫 곡이라는 것. 무료로 공개되어 있었다.
듣기
2편을 끝내고 나니, 사운드트랙 앨범을 사고 싶어졌다. 음악도 정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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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amxbox.com에 뜬 기사를 봤는데.
2006/11/16 05:41현재는 07년 후반기에 출시 예상이라는 거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