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한글화는 예나 지금이나 해도 욕 먹고 안 해도 욕 먹는다. 안 하면 안 했다고 욕하고, 했다면 한글화 개판이라고 욕 한다. 한글화가 매우 잘 되어 욕을 거의 안 먹은 건 손에 꼽을 정도 밖에 안 된다. 물론 주로 영문 게임들이다. 일본 게임들 역시 그런 면이 없지 않으나 상대적으로 영문 게임의 한글화 논란이 더 많다.
만약 게임을 만든 회사가 퍼스트 파티라고 한다면, 그래도 한글화를 잘 해주는 편이다. 예를 들면 MS의 최근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 3. 텍스트의 양이 엄청나게 많음에도 불구하고 오타도 거의 없고 깔끔하게 되어 있다. EA는 EA 코리아가 잘 해주긴 하지만, '돈 될 만한' 게임 외에는 한글화를 하지 않는다. 너무나 당연한 일이긴 하지만, '돈 될 만한 게임' 이외의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안타까운 일이다.
엄청난 양의 텍스트를 갖고 있었지만, 매우 잘 된 한글 버전으로 발매되어 욕 먹지 않은 케이스는 과거 발더스 게이트 1편과 플레인스케이프 정도. 발더스 게이트 2편도 나름대로 노력은 했으나 완성도는 1편보다 낮다.(1편도 완벽하진 않다. 스토리 후반으로 넘어가면 빼먹고 하지 않은 부분이 있거나 이상하게 번역된 부분이 자주 눈에 띄었다)
한글화에는 화면에 보이는 것 외의 다른 문제도 동반하니, 그것도 문제다. 예를 들면, 패치 설치가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는 것. 한글판 패치를 함께 만들어주는 고마운(?) 회사들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훨씬 더 많다. 사용자들이 패치 방법을 만들어 포럼을 통해 알려주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포럼을 활용하지 않는 사용자에게는 쥐약이다. 한글화로 인해 패치가 아닌 원본 자체에 발생한 해결해주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해결해주어도 인터넷 홈페이지에 잘 드러나지도 않는 곳에 방법을 넣어놓는 경우도 믾다.
또 하나는 발매 시기 문제이다. 텍스트 양이 많지 않은 게임은 길어야 1-2개월 정도면 한글판이 나오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너무 오랜 시간이 소요된다. 그래도 발더스 게이트 1편은 칭찬받을만한 짓을 했다. 영문판을 먼저 발매하고, 한글판 교환 행사를 했었다. 후에 한글 패치를 파일 배포 형식으로 내놓는 경우도 있었으나, 요즘은 거의 하지 않는다. 이유는 거의 알겠지만, 정품 사용자가 아닌 사람들 역시 혜택을 받게 되는 이유다. 발매 당시 텍스트 양이 많다며 다들 놀라워하던 발더스 게이트 1편과 2편은 한글판 발매 시기가 해외 발매 시기와 약 6-7개월 차이가 났을 정도.
오블리비언을 하면서 오블리비언 국내 발매 소식에 대해 관심을 가져본 적이 없는지라, 한글화 얘길 꺼냈더니 '당연히 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유는 하나. 한글화를 하려면 1년이 넘게 걸리기 때문이라고. 여기저기 인터넷 사이트들을 헤집고 다니다 보니, '한글판 나오면 생각해보겠다." "한글화 안 하면 안 하지" 등의 덧글이나 글들을 많이 접했는데, 아마도 게임을 해보면 왜 불가능한지 알게 될 듯 하다.
오블리비언 한글화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는, 어젯밤에서 오늘 새벽까지 잠깐동안 플레이하면서 접한 텍스트의 양이 장난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발더스 게이트에서는 문헌이라는 것이 모두 '스크롤'형식으로 되어 있어 짧은 편이었지만, 오블리비언은 별로 많지 않은 스크롤도 둘둘 말려 있어 상당히 내용이 많고, 대부분 책으로 되어 있는데다 대부분이 10페이지 이상이다. 초반에 잠깐 접하는 동안 34페이지가 넘는 책도 찾았다. 20여 페이지가 넘는 책도 몇 권 있고, 그 다음은 평균 10페이지 내외.
내가 봐도 한글화는 불가능하다. 대사만으로도 불가능해 보일 것 같은 상황에서 책으로 제공되는 양까지 감안하면, 2년도 훌쩍 넘을 것 같은 느낌.
잘못된 한글화가 많고, 앞서 언급한 것처럼 패치 문제 등 부수적인 문제가 많아 한글판 게임을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다. 가급적 외국에서 구매한다. 한글판 중 음성까지 한글로 들어가 있는 것은 더더욱 싫다. 성우가 항상 거기서 거기이기 때문이다. 게임은 다른데, 레드 얼럿 2에 나왔던 여자 목소리가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 3에도 나온다. 더빙 영화 대신 자막 영화를 선호하는 것도 대부분 같은 이유일 듯 하다.
하지만, 한글이 보기에 더 편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 텍스트의 양이 많다면 더더욱 그렇다. 오블리비언은 비공식 한글화 팀이 한글화를 시작한다고 하지만, 그것도 언제 될 지 알 수 없고, 콘솔 버전은 불가능한 일 아닐까? 맛을 Xbox 360으로 들였으니 끝도 Xbox 360으로 보게 될 듯 하다.
그냥, 갑자기 뭔가 아쉬운 느낌이 파파팍~ 들어 주절주절댔다. =/
그리고 마지막으로, 수준이 안되는 한글화인 경우에는 그냥 박스에 '암호화'라고 해주면 정말 좋겠다. 두 가지의 암호화 예제 스크린샷 첨부.
스플린터 셀 원작과 더 무비 암호화 예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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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화가 매끄럽지 않아도 그러려니 하고 넘어갔었는데.
2006/03/28 21:30콜옵2는 정말 욕을 안할래야 안할수가 없더라구요ㄱ-;
번역기에 돌린듯한 센스란;;
콜옵2 번역한 곳이 더 무비 번역한 곳이라더군요. 콜옵2는 그래도 패치 한 번 나왔던 것 같은데, 역시 여전한가요? 더 무비는 패치 얘기도 없던데..
2006/03/28 21: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