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주면 언리얼 토너먼트 3도 나오는데..(물론 외국에.. 이미 질러놨음..) 게임들이 무식할 정도로 한꺼번에 몰려 나오는 중..
1편은 데모만 해보고, 올해 초 PS2를 갖게 됐을 때 PS2 버전으로 구매를 해놓고 아직 제대로 해본 적은 없으나, 1편 데모의 경우 꽤 괜찮은 느낌을 얻은 바 있다. 데모 밖에 해본 적이 없지만 쥬스드 1은 THQ에서 NFS 수준의 아케이드 레이싱 게임을 갖고 싶었던 것 같아서 만든 듯한 느낌을 주는 게임이었다. 하지만 나름대로 꽤 괜찮은 대미지도 있고 자동차 무게감도 잘 살아 있어서 NFS보다는 더 나은 감도 없지 않은.. 다만 이름 값도 없고 해서 별다른 반응을 얻어내지는 못한 아쉬운 느낌이 들었다고 할까..
그 뒤를 이어 나온 쥬스드 2는 NFS 등 여타 아케이드 레이싱 게임들이 한 때 인기를 끌었던 야간 불법 레이싱의 때를 벗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야간 불법 레이싱을 고수하면서, 조금 더 자극적인 무언가를 원했는지 섹시 여성을 전면에 내세우는 동영상을 꽤 자주 공개했던 기억이 난다. 아무튼 그렇게 해서 만나본 쥬스드 2.
1. 자동차의 무게감이 전편보다 덜하다. 그렇다고 해도 세가 랠리에 비하면 무게감이 없다고는 할 수 없고, 고속 차량으로 넘어갈수록 무게감이 조금씩 살아나는 느낌이 있다. 어떻게 보면 물 뿌린 아스팔트에서 달리는 여타 유사 레이싱과 별다를 바 없는 조작감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아무튼 1편보다는 자동차 조작이 쉬워진 것은 확실.
2. 역시 대미지 효과가 잘 살아 있다. 1편에서는 자동차가 부서지면 수리비를 지불해야 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2편은 그게 없다. 한 경기에서 본체와 바퀴만 남아 있어도 경기를 끝내면 말끔한 모습을 보게 된다.
3. 1편도 그랬지만 자동차 모델링은 정말 멋지다. 깔끔하고 뭐라고 티를 잡아낼 거리가 없을 정도.
4. 나름대로 다양하고 색다른 시도를 한 것이 팍팍 와닿는다. 대표적인 예로, 이런 유형의 게임에서 진행에 가장 큰 역할을 하는 '돈'의 역할이 거의 없고 레이싱 게임답게 모든 것을 레이싱으로 커버하게 만들려고 했다. 물론 돈이 있긴 있지만 처음 커리어 모드를 시작할 때부터 어째 이상하다고 생각했던 것이 초반을 조금 벗어난 직후부터 '그랬구나~'라는 느낌으로 바뀌기 시작한다.
다른 게임의 경우 처음 커리어 모드를 시작하면 차를 한 대 사고 나면 남는 것이 없거나, 아예 차를 살 돈이 없어서 쓰다 버려진 것 같은 차를 사용하거나 누가 빌려준다거나 하는 식으로 돈에 무게감을 싣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쥬스드 2는 10만 달러를 갖고 시작하는데 꽤 쓸만한 차를 사고 세 부분에 대한 업그레이드를 하는 데에 다 쓰고도 남는다. '어? 돈이 넉넉하네?'
극초반을 조금 벗어날 즈음, 자동차 도박 모드가 열리는데 이건 그냥 돈을 퍼주기로 한 모드. 레이싱을 직접 벌이지는 않고, AI 캐릭터들의 경주를 보면서 선수들에 돈을 걸어 돈을 버는 것인데 처음엔 조금 헷갈렸지만(매뉴얼에 명확한 설명이 없었다) 한 번 알고 나니 한 번에 수십 만 달러부터 백만 달러 이상까지 쉽게 쉽게 벌 수 있게 됐다.
출발 순서가 뒤쪽에 가까울수록 베팅한 돈으로 회수할 수 있는 수익이 늘어나지만 그 만큼 1위로 만들기 어려우므로 위험 부담도 높다는 것이 기본 설정이다.
1) 출발 순서가 뒤에 있을수록 수익률은 높으나 위험 부담이 크다.
2) 부스터가 모든 차량에 기본이지만 드리프트를 해야 얻을 수 있다.
3) 부스터가 시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채워지는 익스트림 부스터 게임 모드가 따로 있다.
4) 경기 중에 환호와 야유를 보내 선택한 선수의 차량 부스터를 가득 채우기도 하고 제로로 만들 수도 있다.
이런 몇 가지 상황 하에서 얻을 수 있는 가장 쉬운 답은, 익스트림 부스터 모드가 아닌 일반 모드이면서 드리프트를 자주 구사할 수 없는 직선 도로가 많은 곳에서 최하위의 선수에 환호만 보내고 그 앞에 있는 차들의 부스터가 생기는 족족 야유를 보내면 할만 하겠다.. 싶었다. 할만 한 게 아니라 거는 족족 버는 경주를 찾는 데에 5분도 안 걸렸다.
쥬스드 2에서 돈은 만능이 아니다. 2차적 도구일 뿐이다. 자동차 업그레이드를 하려고 해도 거의 모든 항목에 자물쇠가 채워져 있다. 돈이 있어도 업그레이드를 할 수 없다. 자물쇠를 열려면 각 자물쇠에 연결되어 있는 경주에서 이겨야 한다. 물론 자동차마다 해줄 필요는 없고, 특정 자동차 레벨에 대한 것을 열어주면 해당 레벨에 속하는 다른 모든 자동차에 적용할 수 있게 만들었다.
레이싱 게임이니 돈보다는 레이싱으로 해결해라. 여기까지는 좋은 생각이었는데, 아쉽게도 별로 재미있지가 않다. 자동차의 레벨은 특정 레벨에 해당하는 특정 자동차가 있는게 아니라 업그레이드하는 만큼 레벨이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으며, 달라질 수 있는 차는 업그레이드 한 뒤에 더 낮은 수준으로 다운그레이드할 여지가 남아 낮은 수준의 자물쇠 경주에 참여할 수 있기 때문.
예를 들면, '레벨 5에는 A, B, C 자동차'로 설정된 것이 아니라, 레벨 1부터 7까지 경주가 정해져 있는데, 자동차들은 업그레이드 수준에 따라 1에서 3까지 참여 가능한 차, 1에서 5까지 참여 가능한 차 등으로 구분을 해놨다. 이런 차들은 5단계로 업그레이드로 하고도 1로 다운그레이드를 할 수 있기 때문에 낮은 등급의 자물쇠에 접근할 수 있고, 당연히 해당 등급에 속한 차로 경주에 참여하는 것보다 쉬울 수 밖에 없다. 게이머의 선택에 의해 '난 3을 열기 위해 반드시 3 등급 차로 하겠어'라고 하지 않는 이상 불편한 설정으로만 기억에 남게 된다.
5. 커리어 구성이나 게임 모드에서도 더 새로운 것을 찾으려는 노력의 흔적을 엿볼 수 있지만, 그다지 만족스럽지가 않다.
커리어에서 더 높은 단계의 리그에 참여하려면, 정해진 대회를 통과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통과에 필요한 몇 가지 규칙들을 만족시키면 되는 식이다. 방식은 신선하다. 그런데 규칙들 중에는 어이없는 것들도 많다. 여기에 새롭게 추가된 게임 모드가 가세한다.
게임 모드 중 드리프트에 대한 것이 가장 많이 늘어났는데 가장 화끈하면서 어이없는 모드가 '드리프트 내구 레이싱'. 별도로 마련된 드리프트 경기장에서 드리프트를 해야 하는데, 한 번도 끊어지지 않으면서 벽에 닿아도 안 되며 얻어야 하는 드리프트 점수는 최소 50만 점에서 많게는 백만 점 이상이어야 한다. 대략 두 랩 정도를 거의 안 부딪히며 90만 점 쯤 냈는데 백만에서 만 점이라도 모자라는 상황에서 벽에 톡~ 닿거나 속도가 죽어 직선 주행을 해버리면 '게임 종료' 메시지가 떨어진다. 이 게임 모드 덕택에 커리어 레벨 규칙에 추가된 것이 '드리프트 점수 총 합계 얼마 이상' 이 규칙이 처음 추가되는 리그의 요구 점수는 천만 점.
물론 안 해도 된다. 다른 게임 모드를 진행하면서 다른 요구들만 충족시키는 것으로 레벨을 높일 수 있다. '안 해도 되는 모드'를 일부러 집어넣은 이유는?
6. 그 외에 자동차를 운전하는 운전자의 DNA라 해서 운전 스타일에 따라 운전자의 성향이 기록되는 무언가를 추가했으나 사실 상 큰 의미가 없다. 단순히 스타일이 어떤지 경주 전에 알아볼 수 있는 정도의 용도인데 뭔가 대단한 양, 경주를 진행하는 중 DNA 업그레이드라는 메시지를 숱하게 본다. 온라인으로 다른 사람의 DNA를 다운로드 받아 사용할 수 있다는데 왜 그래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7. 게임 모드는 꽤 많다. 앞서 언급한 드리프트 내구 레이싱 외에 순위는 상관없이 드리프트 점수만 높이면 되는 킹 모드, 각 랩에 지정된 드리프트 점수를 내고 순위도 1위를 해야 하는 드리프트 오블리터레이터 모드, 솔로 드리프트 모드. 경주로는 일반 경주, 랩 수가 많은 내구 레이스 모드, 1대 1 대결로 진행하는 토너먼트, 달리는 동안 부스터가 자동으로 충전되어 거의 무한에 가깝게 미친 듯이 달리는 익스트림 부스터 모드. 차를 걸고 1대 1 대결을 하는 핑크 슬립과 주어진 랩 수 내에서 벽에 한 번도 부딪히지 않으면서 1위를 하는 LMS(Last man Standing) 모드.
8. LMS 모드도 조금 어이없는 모드. 벽에 닿은 차는 무조건 탈락이다. 이렇게 얘기하면 무식하게 어려운 게임같지만 게임에 담긴 또 하나의 색다른 특징 덕택에 왜 있는지 모를 게임 모드가 됐다. 스푸킹(Spooking).
레이싱에는 드래프트라는 기술이 있다. 달리는 앞 차 엉덩이에 바짝 붙어 달리면서 공기 저항을 최대한 줄여 일정 속도를 유지하면서 연료 소모를 줄이는 기술. 대부분의 아케이드 레이싱에서는 '속도를 더 얻을 수 있다'는 면만 부각시키는 경향이 있지만 딱 한 번, Evolution GT라는 게임에서 당하는 입장에서 받는 부담감을 다룬 적이 있다. 앞서 달리는 운전자가 레이싱 입문한지 얼마 되지 않는다면 위협 행위라고도 할 수 있는데, 쥬스드 2에서 이를 행할 수 있게 만들었고 그것을 스푸킹이라 한다. 일정 시간 바짝 붙어 있으면 앞차의 스푸킹 게이지가 가득 차고, 가득 차면 갑자기 비틀대며 벽에 부딪히는 등 아무튼 비정상적인 행동을 일정 시간 하게 된다. 도로 폭이 충분히 좁은 곳에서는 기본이 '벽에 충돌'.
따라서 LMS가 시작되면, 속도를 내지 않고 꼴찌 자리만 제대로 잡아내면 게임은 오버. 경쟁차들도 충돌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있다는 설정인지 모두 느리게 달리기 때문에 차례대로 7대의 엉덩이만 잡아주면 끝~
9. 경주가 끝날 때마다 보게 되는 영상이 매번 똑같다. 경기장도 많긴 많은데 달리다 보면 별 차이를 못 느낄 정도로 뭔가 비슷비슷한 면이 많다. 직선 도로가 엄청나게 긴 서킷과 눈 덮이고 빙판길이 있는 곳 두 곳만 확연히 구분 가능. 음악도 조금 물린다.
10. 게다가 버그는 또 왜 이리도 많나. 게임 진행 중 갑자기 재시작해 유통사 로고 동영상이 보이질 않나, 다운되질 않나. 매우 독특한 버그도 발견했다.
이렇게 비정상적으로 재시작이 되어 버리면 도전과제 항목이 계속 늘어나는 버그도 있다. 삼돌 도전과제 항목 내에는 50개 1000점으로 등록되어 있었는데, 디스크 트레이 항목을 선택하면 1115점이 만점이라고 나왔었다.
처음 삼돌 도전과제 페이지를 열어봤을 때 59개 항목이 포함되어 있던 걸 본 기억이 나는데 몇 번 재시작 오류가 생기더니 지금은 79개로 되어 있고 목록을 내리다 보면 같은 항목이 중복 등록되어 있는 것도 볼 수 있다. 도전과제 항목 수는 xbox.com에서도 볼 수 있는데 더 재미있는 것은 여기서는 60개라고 나온다. (한 번도 60개가 된 적이 없다)
여러모로 차별화되려고 노력을 하긴 정말 많이 한 흔적이 여기저기 있는데, 구성은 정말 엉망이다. '구성'이라는 말을 쓰기가 민망할 정도. 생각해낸 다양한 아이디어를 그냥 대충 던져 넣은 듯한 느낌. 물론 개별 레이싱을 달리는 재미는 있다. 하지만 '달리는 재미'는 다른 레이싱 게임에서도 충분히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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