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가 랠리 레보도 해보게 됐다.
1. 데모 때와 느낌은 똑같다. 차가 좌/우로 너무 쉽게 흔들린다는 점을 제외하면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는 맛이 꽤 괜찮다. 차가 좌/우로 쉽게 흔들리는 건 제작진의 설명에 의하면, 오리지널 세가 랠리, 즉 세가 랠리 챕피언쉽의 운전 특징을 그대로 가져왔기 때문이라는데 기억에 그렇게 가벼웠던 것 같지는 않다.
2. 몇몇 특징적인 지역(극지방이나 캐년)을 제외하면 비슷비슷한 느낌의 코스를 반복적으로 도는 것 같은 느낌이 오히려 예전보다 강하다.
3. 1편도 재미있게 했지만 2편의 기억이 세가 랠리의 특징으로 너무 강하게 남아서인지, 2편에 비하면 여러모로 턱없이 부족한 느낌이다. 자동차 튜닝 부분도 그런 면 중 하나인데, 2편은 타이어, 서스펜션 등 다섯 가지 정도를 열 단계로 구분해 설정할 수 있었는데 레보에서는 오프로드라는 설정과 로드라는 설정 중 한 가지를 선택하게 되어 있어 너무 단순하면서 진행을 어렵게 만들려는 노력을 한 것 같다.
처음에 설정을 한 가지 선택하고 나면 3개 또는 4개로 구성된 일련의 대회를 다 돌아야 하는데, 모든 코스는 오프로드 지역과 온로드 지역을 갖고 있으며 비율도 다르고, 어느 한 가지를 선택하더라도 부족한 코스가 꼭 하나씩은 들어가 있다. 오프로드를 선택하면 세 개 중 두 개는 만족스럽지만, 한 개는 완전 온로드에 가까운 코스.
4. 자동차 간 특징의 차이가 아주 없는 것은 아니지만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 조금 있다고 보이는 부분은 흔들리는 정도가 조금 덜한 차가 있다는 것. 예를 들면 Modified 챔피언쉽에서 사용할 수 있는 스코다는 움직임이 조금 둔한 반면, 나머지는 비슷.
5. 챔피언쉽 초반에는 게이머가 제어하는 차 외의 다른 차들 순위가 들쭉날쭉처럼 보이지만 조금 지나고 나면 순위가 항상 정해지는 듯한 느낌이 강하다.
6. 이전 대회에서 얻은 챔피언쉽 포인트와는 상관없이 매번 맨 뒤에서 시작하는 것이 조금 불만스럽지만, 그래도 게임 전체적으로 반드시 1위만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각 챔피언쉽 포인트를 모아모아 다음 대회를 열어주기 때문에 1위에 대한 압박이 그다지 크지 않은 것이 다행. 하지만 후반 챔피언쉽 대회를 열기 위해서는 꽤 높은 수준의 포인트가 필요하기 때문에 열심히 달릴 필요가 있다.
7. 방향 표시기 구성은 매우 단순하다. 이지, 미디엄, 90도, 헤어핀에 롱 이지, 롱 미디엄, 롱 헤어핀 등인데 거리가 표시되지 않고 음성 메시지와 화살표가 나온 뒤 달려야 하는 거리가 매번 다르기 때문에 '모양만 네비게이터'이고, 그냥 코스를 외우라는 느낌이 강하다. 과거 세가 랠리도 거의 외워서 했던 것 같으니 달리다 보면 적응될 듯.
아무튼 방향 표시기는 일단 그렇다는 것을 알려주니 언젠가는 나올 것이라 예상이라도 할 수 있지만 비슷한 역할을 하는 것 중 매우 불만스러운 것이 하나 있다면 화면에 방향 표시대신 느낌표가 떡~ 하니 등장하면서 Caution이라고 말하는 것. 이 경우에는 길이 어떻게 꺾여도 그건 알아서 지나가야 한다.
8. 진흙이 튀고 눈이 튀어 차체가 지저분해지는 표현이 너무 오버스러운 경향이 있다. 아무 길에서나 과도하게 더러워진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는 맛이 있는 레이싱 게임이 그립고, 순위에 연연하지 않는(1위 못했다고 머리를 쥐어뜯는 사람이 아닌) 경우에 적합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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