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즐이라고 하길래 눈이 휙~ 돌아갔던 게임 비상구. PSP로는 Exit이라는 제목으로 국내에 발매된 적이 있고, 그 때도 누군가 권해줬던 기억이 나는데 결국 해본 건 DS 버전이 처음.
1. 탈출씨(Mr. ESC)라는 불난 곳, 무너진 곳, 얼어붙은 곳 등등 각종 재해가 발생한 곳에서 구원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을 구출한다는 내용. 혼자 모든 것을 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도 손이 있고 발이 있으니 할 수 있는 만큼 도와주지만 이른바 영웅급 탈출씨에 비하면 여러모로 능력이 낮다.
모두 안전하게 탈출하는 방법은 레벨 당 딱 한 가지로 보다 효율적으로 움직여 진행 속도를 단축할 수는 있지만 방법 자체를 바꿀 수는 없으며(말하자면, 이쪽에서 저쪽으로 뛰거나 여기서 미리 뛸 수는 있지만 이 사물을 저 사물보다 먼저 움직이면 안 되는..), 실수로 순서를 뒤바꾼다거나 하지 말아야 할 일을 하면 맨 처음으로 돌아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잔인한 퍼즐이다.
아주 비슷한 퍼즐 예제가 있으니 꽤 오래된 "Undo 기능이 없는 소코반". 내용이 다채로와보이긴 하지만 주어진 상황을 해결하는 방법은 결국 단 한 가지 밖에 없고, 그것을 찾아야 하지만 한 번의 움직임이라도 뒤로 되돌린다거나 취소할 수 없어 정해진 방법을 찾아내 한 번도 안 틀리고 '될 때까지 반복하는' 게임.
이런 유형의 퍼즐에서 가장 황당하고 화나는 일은 '수십~수백 차례 재시도를 통해 찾아낸 최종 결론 시행 중 최후의 실수' ..이 실수는 잠시 찾아온 착각 때문일 수도 있지만, DS 특유의 조작때문에 생기는 일일 수도 있으며 후자의 경우 잠시나마 DS를 탓하기도 한다.
2. 게임 진행은 터치스크린을 사용하는 방법과 그렇지 않은 방법 또는 두 가지를 병행할 수 있다. 병행이 가능하니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만 버튼 지원을 받는 것도 가능하다. 터치스크린이 편하긴 한데 판정이 애매한 경우가 많다.
미니맵이 따로 있지만 별로 의미는 없으며 화면을 직접 스크롤해서 이것저것 미리 계산하고 생각할 수 밖에 없는 게임인데 이렇게 스크롤하다 제어 가능 캐릭터를 선택하면 자동으로 특정 상태로 돌아가면서 선택 명령을 자동으로 취소하는 것이 가장 잦았다. 그밖에 다른 부분에서도 인식을 안해서 두 번 조작해야 한다거나 제대로 했다고 생각했는데 떨어져 죽는다거나 하는 사례도 종종 있었다.
두 캐릭터가 겹치는 것이 가장 난감. 첫 클릭은 항상 탈출씨...면 좋겠지만 약 95%는 탈출씨고 다른 캐릭터가 선택되는 일도 가끔 있다.
3. 깔끔한 그래픽 명쾌하고 박력있는 사운드 효과. 조난당한 사람들에게 이런 말 하면 안 되겠지만 구출 전까지는 조금 시끄러운 편이어서 나중에 데리러 가도 되지만 미리 가서 입을 다물게 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4. 매뉴얼은 한글, 게임은 별다른 말이 필요하지는 않아서인지 그냥 그대로. 매뉴얼을 꼬집는 김에 다른 것까지 싸잡아 꼬집어 보기로. 주제는 "외래어의 남용".
닌텐도 코리아가 모든 게임은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게임을 언급하면서 '한글화'에 상당히 목을 매고 있는 듯한 인상을 풍긴다. 닌텐도 코리아를 통해 나오는 게임 또는 그들이 간섭하는 게임은 모두 한글로 나온다. 그런데 터치스크린을 만지는 행위에 대해서는 '터치'라고 주장한다. 물론 어려운 말은 아니다. 하지만 다른 부분에 대해 과도하게 한글화를 주장하면서도 왜 유독 화면을 만지는 것에 대해서는 '터치'라는 단어를 사용하는지 모르겠다. ...Touchy?
닌텐도 코리아만의 문제는 아니다. 신문 기사를 보거나 다른 게임 매뉴얼을 봐도 외래어의 남용은 심각한 수준이다. 영어 공부를 한 사람들만 설명서를 볼 수 있고 신문 기사를 읽을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이다. 새로 생긴 말이어서 아직 그에 해당하는 한글 또는 한자어가 없는 경우에는 그렇다쳐도 그 외에는 충분히 일상에서 자주 쓰는 한자어나 한글로 바꿀 수 있는데도 안 한다. 기자들도 문제고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 그게 멋있어 보여서 그런 경우가 있는지는 모르겠다. 물론 농담 정도로 가볍게 넘길 수 있는 상황에서 그렇게 사용하는 건 당연히 웃고 넘어간다. '어머 센스있으셔~'
비상구 매뉴얼이 그런 단적인 예라 할 수 있겠다. 몇 가지 인용문:
1) 전기에 닿으면 미스가 나면서 게임 오버됩니다. (제대로 한글인 건 전기 뿐)
2) 점프하고픈 포인트를 터치합니다. (한글 모양 외국어)
3) 캐릭터 유형 : 영, 어덜트, 독(??), 키드, 그리고 페이션트(;;;;;)
4) 각 캐릭터에겐 각각의 힘(=파워)과 중량(=웨이트)이 설정되어 있다. (몸무게가 그렇게 어려운 말이었더냐)
기타 등등 한글 모양의 영어들 가득~
우연히 비상구 매뉴얼이 단두대에 올랐을 뿐 앞서 언급했듯 비상구 매뉴얼에만 있는 현상(?)이 아니다. 일상 생활 언어 속에 섞여 있는 일본말이 일본말인지 알고 쓰느냐는 각종 매체가 있었고 아직도 별다른 화제가 없으면 꺼내기도 한다. 나중엔 한국말을 찾아내는 상황이 오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영어로 가득한 기사들...생각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주제에서 조금 벗어나서 .. '~지다'는 또 왜 그리 많은지. 되어지다? 이미 됐다. 뭐가 되어서 지기까지 하나. 온통 지다지다.. 이것도 초반에는 일본어의 어설픈 한글화에서 시작되어 주의를 요하는 글이 꽤 보였지만 이제는 보이지 않는다. 그냥 모두 쓴다. 기자들도 쓰고 이제는 방송에도 간간히 보이기 시작했다. 책을 파는 인터넷 쇼핑몰 광고에도 있다. 정말 한국말을 사랑한다면 걸러내려는 노력과 애정이 필요하지 않을까?
결론: 소코반 유형의 길/경로 찾기 퍼즐 게임에 대해 좋은 기억이 있다면 즐거울 게임. 하지만 소코반에 슬픈 추억이 있다거나 가슴 아픈 사연이 있다면 절대로 재미없을 게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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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혹시... http://www.play-asia.com/paos-13-71-9g- ··· nlo.html 이거 같은 거 아닌가요? 일판인데요... 판지 좀 된 것 같은데요...;;;
2008/09/05 06:24동영상 맨 뒤에 일본어가 잠깐 나온 것이 그 이유였군요. ^^;; 발매일이 7월이라니 이제 한 달 조금 넘었네요. 하지만 어느 쪽도 관여하기 어려운 언어 버전이라는 것이 참 안타깝네요. -_-;;
2008/09/05 07: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