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JRPG를 그렇게 많이 했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그 중에 이렇게 불편한 시스템은 처음 봤다. 구석구석 불편하지 않은 부분이 없다고 생각할 정도. 그래도 그 중에서 더 불편하고 난감한 부분들 몇 가지만 정리하면:
1) 필드에서는 장비를 변경할 수 없다. 물론 필드에서 몹 사냥으로 쓸만한 물건을 얻기란 하늘의 별따기인 듯. 아직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마을의 상점에서 얻은 무기와 갑옷으로 버티는 중. 문제는 갑옷의 경우에는 상관없지만, 무기의 경우 내구도라는 것이 있고 0가 되면 부서져 맨손이 되어버리는데 장비를 변경할 수 없으니 내구도를 계속 유지할 다른 방법을 찾을 수 밖에. 오일이라는 꽤 비싼 아이템을 사용하면 10씩 회복. 서브 슬롯에 무기를 한 벌 더 갖고 다니면 가능하지만, 장비할 수 있는 아이템의 무게 제한도 그다지 넉넉하지 않아 쓸만한 칼을 한 개 더 여분으로 장비하는 것도 쉽지 않다.
2) 스토리의 시작이 되는 마을에 내 집이 있고, 집에는 꽤 많은 양의 아이템과 원하는 만큼의 돈을 저장해놓을 수 있다. 이런 기능이 필요한 이유는 필드에서 사망할 경우 갖고 있던 아이템은 물론 돈까지 상당히 많이 사라지기 때문인데, 집은 정확히 스토리의 시작이 되는 곳에만 있다는 것이 문제. 마을에서 마을로 이동하려면 전송구라는 기능을 사제를 통해 사용해야 하는데 이동할 때 돈이 든다.
사망 시 돈을 잃으니 딱 적당하다고 생각하는 만큼만 들고 다니다가 사망해 오도가도 못하고 여러 지역을 달리고 달려 열심히 집으로 돌아올 수 밖에 없는 상황도 일어날 수 있다. 이렇게 되는 것이 생각보다 쉬운데 이유는, 스토리 미션으로 해당 마을의 문제를 해결하기 전까지 마을의 상점을 사용할 수 없다는 것도 있고, 몹 사냥으로 돈을 절대로 얻을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돈은 절대로 물건을 팔거나 길드에서 얻는 퀘스트를 완료했을 때에만 얻을 수 있다.
3) 스토리 미션을 진행하지 않으면 거점이 되는 마을의 상점을 사용할 수도 없음은 물론이고 길드라는 것도 없어 퀘스트를 얻을 수도 없다. 사이드 퀘스트는 오로지 길드를 통해서만 얻는 것 뿐. 그러나, 사이드 퀘스트라고 해봐야 스토리 미션과 스토리 미션 사이에 나오는 3-4개가 전부. ...;;
4) 레벨 10대 후반에 접어들면 아무리 새로운 몹을 만나도 경험치를 눈곱만큼 주니 레벨 노가다도 쉽지 않다.
5) 용병 시스템이 있어 용병을 돈 주고 얻을 수 있는데, 용병은 함께 따라다니면서 몹을 사냥할 수 있고, 몇 가지 명령으로 이리가라던가 대신 공격해달라던가 하는 간단한 조작이 가능하지만 용병을 고용하는 마을의 술집을 제외하면 장비를 바꿔줄 수도, 아이템으로 치료를 해줄 수도 없다는 것이 문제. 사망하면, 체력의 반이 채워질 때까지 그 자리에서 꼼짝도 하지 않고 기다리는 수 밖에 없다.
6) 몹 재생 속도가 빛보다 빠르다. 몹이 원래 있던 곳을 기준으로 대략 반경 5m만 벗어나면 있던 자리에 그대로 등장해버린다. 이런 이유로 용병이 사망했다고 발발거리고 근처를 움직이다 보면 몹 무더기되는 건 순식간. 물론 몹이 그다지 많지 않은 지역도 있긴 하다. 하지만 용병이 죽을 정도가 되면 대부분 다른 곳보다 많은 곳. 그러므로 체력 회복을 위해 꼼짝도 하지 않고 기다리는 수 밖에..
7) 용병 뿐 아니라 주인공 역시 체력 회복을 하려면 한 발자국도 움직여서는 안 된다. 이런 이유로 쓸데없는 시간 낭비라는 것이 다른 어떤 게임보다도 많다.
8) 아이템마다 속성이 다양하게 설정되어 있는데, 다양한 수준이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 속성이 너무 많은데 알아보기도 쉽지 않다.
9) 매뉴얼에 의하면, 아이템을 변경할 때 갖고 있는 아이템과 바꾸려고 하는 새 아이템의 비교 수치가 표시된다고 되어 있다. 매뉴얼의 설명이 전혀 틀린 것은 아닌데, 정확히 '바꾸려고 하는 경우'에만 두 아이템의 비교 수치를 볼 수 있다는 것이 문제. 상점에서 물건을 살 때에는 표시되지 않아 뭐가 좋은지 나쁜지 알 방법이 없다. 일단 사서 바꾸려고 해봐야 그제서야 '아! 잘못 샀구나!' 하게 된다.
10) 맵마다 고저차가 있는 지형이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데, 경사로인 경우에는 상관없지만 턱이 있는 경우에는 반드시 C 버튼을 눌러 '오르기' 또는 '내려가기' 동작을 해야 한다. C를 계속 누르면 열심히 달리는데 이 경우에는 오르고 내려가는 것이 자동으로 된다는데 여러가지 이유로 그렇게 달리게 되는 일은 별로 없다. 매뉴얼에 의하면 위험하면 도망도 쳐보라지만, 적들이 상당히 빨라 도망치다 보면 더 많은 몹들을 한 자리에 모으는 사유가 되기도.
11) 너무 어둡다. 어둡다 보니 올라가야 되는 곳인지 내려가야 되는 곳인지 구분이 되지 않아 제자리 헛걸음을 하는 경우도 많고, 심지어는 마을 바로 바깥쪽에서 마을로 들어가는 문을 찾기가 쉽지 않아 벽짚고 달리기를 해야 하는 경우도 많다.(울펜슈타인 3D에서 벽 뒤에 숨겨진 비밀문을 찾기 위해 45도 각도로 벽짚고 달리며 스페이스바를 연타하던 상황과 비슷) 다른 많은 Wii 게임들과 마찬가지로 밝기 조정은 오로지 TV(또는 모니터)의 능력으로 해결해야.. 하지만 없다면 밤에 불꺼놓고 하는 것이 유일한 해결책..
물론 항상 어두운 것은 아니고 낮과 밤이 자동으로 교차하므로 낮까지 기다리면 되지만, 의외로 시간이 느리게 가기 때문에 기다리는 것도 쉽지 않다. 체력 회복용으로 기다리는 데다 그것까지 기다리면 플레이타임의 80% 이상이 '기다림'으로 채워질 지도..
.. 더 있지만 이쯤에서 정리하면 '어디를 돌아봐도 불편함' ...;;;
2. 그래픽은 그냥 저냥. Wii 게임 중에서는 이해할만한 수준. 독특하게도 캐릭터 선택 시 얼굴과 헤어스타일을 바꾸는 옵션이 있다. 음성 데이터는 99% 이상 칼을 휘두르거나 얻어 맞을 때 들리는 탄성과 비명과 기합 소리. 1%는 극히 일부 NPC가 대화 시작 시 항상 하는 반복 멘트 또는 웃음소리. 대화만 했다 하면 묵음 기능이 발동한 것 같은 적막이 감돈다. 모든 이벤트 대화에 해당.
3. 에피소드 1과 에피소드 2가 있고, 기본적으로 1이 끝나면 2로 이어진다는데 1을 하지 않고도 2를 할 수 있다. 에피소드 1을 처음 시작하면, 인간 남자 캐릭터만 선택 가능. 에피소드 2를 처음 시작하면 인간 남자 또는 여자 캐릭터만 선택 가능. 1은 2의 전세대라는 설정으로 1을 주욱 진행해 다른 종족의 여인과 결혼을 하면, 에피소드 2에서 종족도 변경할 수 있게 된다는데, 언제쯤 경험할 수 있을지 ..
4. 세이브는 마을에서만 가능. 필드에 전송구라는 것이 어딘가에 있긴 있는데 찾지 못하면 탈출 부적으로 마을로 돌아온 뒤 다시 가야 하는 것도 불편. ...하기 때문에 너무 깊숙히 들어갔는데 전송구도 못 찾고 그러면, 그냥 갈 때까지 가보자...의 심정으로 하게 됨.
5. 몹이 떨구는 아이템 중 갑옷은 남자용과 여자용으로 구분되며, 성별에 관계없이 착용할 수 있는 갑옷이라는 것이 없고, 무기와 마찬가지로 속성이 상당히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는데다 아직까지 쓸만한 갑옷은 주워본 적도 없다. 모두 상점행. 여태까지의 대충의 느낌으로는 남자로 진행 중인데 여자용 갑옷을 얻은 것이 70% 이상.
6. 게임을 꺼도 환청으로 들리는 발자국 소리.
뚜걱뚜걱뚜걱뚜걱뚜걱뚜걱뚜걱뚜걱뚜걱뚜걱뚜걱뚜걱뚜걱뚜걱뚜걱뚜걱뚜걱뚜걱뚜걱뚜걱뚜걱뚜걱뚜걱뚜걱뚜걱뚜걱뚜걱 ~~
사운드 옵션은 막대 1개를 이용해 BGM 또는 사운드 효과의 비중을 조절하게 되어 있는데 반 정도로 설정하면 머리가 울릴 정도의 발자국 소리를 듣게 되고, BGM 쪽으로 최대한 설정해도 발자국 소리는 여전히 크게 들린다는 느낌. 혼자 달릴 때도 심한데 용병이랑 둘이 달리면 난리남.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용병은 함께 할 수 밖에 없으므로..
7. 용병이라는 개념이 참 요상하다. 필드에서 움직일 때에는 항상 (당연히)함께 있다. 이벤트 컷씬이 시작되면 용병은 원래 함께 있지 않았던 것처럼 모습이 사라질 뿐만 아니라, 애초에 혼자 있던 것처럼 묘사된다. 용병 목록은 술집에 가면 그냥 있는 것이 아니라, 이들을 만나는 데에 필요한 별도의 작은 이벤트를 경유하게 되는 정도로 나름대로의 설정이 있는 듯하게 보이지만 완전히 무시. 결국 전투(와 기다림)만 도와주는 유령같은 존재.
..... 레벨노가다라는 것이 꽤 많이 필요했고 말을 못 알아듣는 것이 껄끄러웠던 PSP용 발할라가 이리도 그리워질 줄은...

메인 메뉴에 있는 갤러리 메뉴를 열면, 게임에 등장하는 각종 캐릭터(몹 포함)와 획득한 장비를 둘러볼 수 있는데, 마을에 항상 앉아 있는 소녀를 선택하니 허공에 앉아 있다. 정확히 앉아 있는 자세만 만들어놓은 모양. ;;
한글 제목이 '엘더 사가'로 되어 있어서 원문이 Elder Saga일 줄 알았는데, 원제는 Eldar Saga. 엘다라는 용어를 JRPG에서 보는 것은 처음인 듯. 물론 이 게임에서는 종족이 아니라 특정 지역을 의미. 그 말이 조금 멋져보였나...?
그나저나 엔딩은 언제쯤 볼 수 있을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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