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을 하다 보면, 그 구조가 어떤 모양으로 머리에 떠오른다. 대부분이 직선이거나 몇 개의 겹으로 되어 있는 구조다. 모양이라는 것이 절대 떠오르지 않는 심시티 류의 게임도 있지만, 줄줄이 쏘세지같은 모양을 가진 데이어스 엑스도 있다. 귀엽게 표현하면 줄줄이 쏘세지이고, 조금 더 예의차려 얘기하면 DNA 모양같은 구조.
선형 구조에서 면으로 넘어가는 경우가 대부분 RPG 또는 RPG의 영향을 많이 받은 퓨전 형식의 게임. 결국 RPG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유일하게 RPG가 아니면서 면의 구조를 갖는 게임이 있다면 바로 프리랜서(Freelancer)이다. 광활한 십 수 개의 거대한 우주를 배경으로 한 '액션' 장르에 넣기도 하고 '액션 어드벤쳐' 장르에 들어가기도 하는 게임인데, 오블리비언을 하다 보니 프리랜서가 자꾸 머리에 떠오른다.
오블리비언은 제목을 일부러 오블리비언으로 만들었을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진행하다 보면 메인 스토리를 잊기(Oblivion) 때문이다. 프리랜서 역시 마찬가지. 도형으로 그리라고 한다면 원을 하나 그리고, 원을 이루는 선 중 아무 곳에나 점을 두 개 찍어 시작과 끝이라고 하면 되는 모양새다. 발더스 게이트 1편 스토리의 흐름이 명확하지는 않지만, 드문드문 흐름을 접하게 되는 구조라, 원을 그리고 반을 가르는 점선을 수직 또는 수평으로 그은 모습이다.
프리랜서와 오블리비언은 서로 다른 장르의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비슷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메인 스토리가 있는 것처럼 게임이 시작되지만, 메인 스토리의 머리 부분을 해결하고 나면, 나머지는 게이머의 선택에 의해 진행이 될 수도 있고 안 될 수도 있다. 게다가 프리랜서는 약간의 치트 파일을 이용하면 처음부터 아예 메인 스토리를 건너 뛰고 시작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 상태가 되면 프리랜서는 원이고 뭐고 없다. 그냥 무한 공간이라는 애매한 개념만이 존재한다.
프리랜서와 오블리비언 모두 엔딩이라는 것이 있긴 있다.
끝없이 이어지는 퀘스트를 진행하다 보면, 오블리비언은 RPG가 아닌 것 같다는 느낌도 든다. 한편, 프리랜서를 보면, 자유도라는 것이 RPG에서만 표현 가능한 설정은 아닌 것이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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