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을 하다 보면, 깔끔하게 엔딩을 한두 번 보고 접거나 한 번 보고 끝내거나 하는 게임이 있는가 하면, 아무리 끝을 봐도 또는 아무리 해도해도 끝도 안 보이면서 계속 하게 만드는 게임이 있다. 후자의 경우를 이른바 중독성이라는 것으로 설명할 수 있는데, 주체할 수 없는 빠져듦이 두려워 아예 옆으로 치워놓는 경우에 속하는 게임 10가지를 뽑아봤다.
10위. Age of Empires III
전략 게임을 그다지 반기지는 않는다. 다만, AOE 3의 모국 꾸미기 모드로 돌입하면, 끝이 없다. 국가도 7개. 영국을 꾸미다 옆으로 치웠다.
9위. 프리랜서
끝도 없는 우주를 여행하며 무한 퀘스트를 경험하게 만드는 게임. 스토리 모드도 재미있지만, 스토리 모드를 무시하고 처음부터 계속 여행만 하는 모드로 진행하는 것도 가능한데 바로 이 부분이 문제. 대략 2개월 정도 하다 다른 게임을 변명삼아 제거 후 설치하지 않고 있다.
8위. MechWarrior 4 + Mercenaries Add-on
4편 원작의 경우 스토리 모드이기 때문에 끝이 명확히 보이지만, 끝나도 또 한다. 확장팩 용병 편은 미션을 선택할 수 있어 이런 저런 구성으로 진행하는 것 때문에 설치만 했다 하면 통제 불능 상태에 빠진다. 멕 종류도 많고, 무기 구성도 내 마음대로이고...
7위. F.E.A.R.
똑똑한 AI 엘리트 부대원이랑 놀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귀신 나오는 부분도 이젠 거의 다 알지만, 그래도 지우기 전까지도 놀란 부분이 있었다. 귀신 나오는 부분을 다 찾지 못했을 가능성도 있다.
6위. Fate
WildTangent 기술로 만들어져 30MB의 원본 파일로 설치하면 120MB. 무한 던젼 액션 RPG이다. 마을과 던젼의 딱 두 곳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던젼은 지하로 한없이 내려가게 되어 있다. 1,000층 내려가고 일단 접었다. D&D 룰 같은 것도 없고, 전체적으로 좀 무식한 설정이 특징인데, 던전 자체가 끝이 없다 보니 나름대로 이러저러 설정을 만들어 계속 하게 된다. 100층만 더, 100층만 더...
5위. Rollercoaster Tycoon
1편 밖에 구입하지 않았다. 1편의 시나리오 모드 맨 앞 두 레벨을 대략 석 달 간 플레이하고 옆으로 치웠다. 롤러코스터 타이쿤 원작이 미국 내 게임 판매 순위 탑 10 내에 3년 간 머물렀다는 것이 이해가 간다. 첫번째 시나리오 만으로도 최소 반 년은 갖고 놀 수 있다. 예의 상 두번째 레벨 갔다가 더 이상은 안 되겠다 싶어 제거 후 옆으로 치웠다.
4위. Deus Ex
읽을 거리가 풍부하고, 한 개의 퀘스트에 해결책이 3-4가지 있다 보니, 이리 조합하고 저리 조합하다 보면 한도 끝도 없다. 2편도 만만치 않으나 1편이 더 심하다. 이젠 모든 퀘스트의 모든 해결책, 그리고 스토리 흐름까지 머리 속에 다 들어가 있다. 잊혀지면 언젠가 다시 해볼 생각이지만, 2년이 지났는데도 잊혀지지 않는다.
3위. 파피루스의 NASCAR Series
3편을 먼저 구입했으나, 여기에선 맛들이는 데에 실패. 4편 데모 버전 후, 갑자기 땡기기 시작하는 M&M 스킨의 자동차를 운전하고 싶다는 욕구가 밀려와 충동 구매 후 컴 앞에만 앉으면 달리기 시작하던 때가 생각난다. 풀코스로 돌면 한 경기 뛰어도 시계 바늘이 쉽게 360도를 회전한다. 4편에서 빠져들다 겨우 헤어나와 멀쩡하게 잘 지내던 중, 2003 시즌을 충동 구매. 4편에 대한 기억으로 2003 시즌은 아직 설치도 안했다.
2위. 패미컴 슈퍼마리오 3(GBA용 슈퍼마리오 4)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잠깐 놀다 밥 먹고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시계를 보니 9시간이 지난 적도 있다. 어떤 날은 24시간도 해봤다. 설마 또 그러겠나 싶어 GBA 버전을 구입했지만, 한 번 시작하니 또 시간 가는 줄 모른다. 그래서 접었다.
1위. TrackMania Sunrise / Nations
무한 재시도. 무료 국제 멀티플레이 버전 Nations 역시 무한 재시도. Nations 나온 날부터 대략 3일 간 아무 것도 못했다. 컴만 켜면 바로 Nations다. 국가별 순위만 확인한답시고 실행했다가 3-4시간 동안 계속 달린 적도 있다. 너무 신경써서 달렸더니 양 팔뚝에 통증이 생기기 시작했는데, 아파도 또 달리고 또 달린다. 그래서 지울 수 밖에 없었다.
언젠가 시간이 남으면, 반드시 다시 시도하고픈 게임들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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