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오블리비언 리뷰 의뢰를 받아, 개발킷을 손수 들고 와 사진도 한 장 남겼다. 유출 문제가 있을까봐 디스크 대신 하드웨어 내 하드디스크에 담아 준 것으로 생각했다. 게임을 진행하는 동안 내내 이상한 느낌이 드는 부분이 있어 어제 의뢰한 곳에 문의를 했다. 의뢰하기 바로 전 날 플레이하는 도중 수 차례 시스템 다운을 경험한 것도 있고, 그렇게 좋다고 하는 AI가 완전 바보 짓을 하는 것이 확실히 보였기 때문이다.
그렇게 똑똑하다는 NPC가 바위를 앞에 두고 피해 갈 생각도 없이 계속 앞으로 전진하려고 바둥대는 모습이 보였고, 대략 네 시간 동안 십 여 차례 다운되는 일을 경험해야 했기 때문이다. 리뷰에 필요한 시간이 모자라 여기저기 포럼을 돌아다니던 중, 게임의 버그를 활용(?)해 돈을 무한대로 얻는 방법이 있다고 하길래, 해봤더니 또 그것도 안되고 해서 의뢰한 곳에 게임이 너무 이상하다고 얘기했더니 돌아온 답은, 개발킷에 담긴 버전이 정품이 아니라는 것이다. 일단 말로는 파이널 버전이라고 했다는데, AI도 이상하고, 버그리스트를 뒤져봐도 찾을 수 없는 음성이 사라지는 문제에 파이널 버전에 없는 돈 버그가 판매 버전에 짠~ 하고 생길 리도 없지 않은가. 파이널 버전도 아닌 것 같은 느낌이다.
어느 누구도 오블리비언의 모든 부분을 속속들이 해보고 리뷰를 썼을 리는 없다는 생각에 상대적으로 편한 마음으로 오늘 새벽 글을 쓰기 시작했는데, 쓰다 보니 막히는 부분이 계속 생기기 시작했다. 막히기 시작한 이유는, 정품에 있는 돈 버그가 없다는 것이 가장 크게 작용했다. 즉, 리테일 버전의 내용을 추정해낼 수가 없기 때문에 생기는 벽이었다. 만약 내가 플레이한 것을 기반으로 작성했는데 그것이 리테일 버전과 전혀 맞지 않는 내용이 되면 나는 거짓말을 하는 셈이 되고, 따라서 리뷰를 의뢰한 사이트에 대한 사용자의 평가도 좋을 리가 없기 때문이다.
이런 저런 걱정을 하다, 막히는 부분과 그것을 피해 글이 연결될만한 부분을 어느 정도 작성하다 보니 날이 밝았다. 의뢰한 곳에 우선 가장 급한 부분에 대한 문의를 했다. 개발킷에 담아 오면서 매뉴얼이라는 것도 받지 못했기 때문에 생긴 궁금증을 게임 들여온 곳에 문의를 해달라는 것이었는데, 그것도 안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개발킷을 전달한 곳이 '홍보대행사'였다는 것이다. 홍보대행사에 문의를 하면, 그쪽이 다시 게임을 들여오는 곳에 문의를 해야 하고 여러 단계를 거치다 보면 답이 오늘 중으로 돌아오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웹진 입장에서도 발매일에 맞춰 리뷰를 등록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홍보대행사 역시 그것을 요구했단다.
홍보대행사에 일을 맡긴 곳도 문제가 있겠지만, 의뢰한 곳에 그에 필요한 자료를 챙겨달라고 의뢰하지 못한 홍보대행사의 문제가 더 크다고 본다. 말 그대로 홍보를 대행해주는 곳이 아닌가. 말하자면 '홍보 하루 이틀하나?'라는 말로 간단하게 설명할 수 있겠다. 어떤 회사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동안 일을 대충대충 처리해왔을 것이라는 생각을 갖게 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것 아닐까?
리뷰를 의뢰한 곳에, 다음 부터는 이런 버전은 받지 말라고 농담삼아 얘기했더니, 이런 일은 처음이었다면서 앞으로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누가 내 글을 볼 지 모르겠지만, 일을 이런 식으로 처리하면, 글을 쓰는 입장에서도 신뢰도에 타격을 받을 수 있고, 글을 등록하는 회사에도 타격이 될 수 있으며, 게임 자체에 대한 평가가 안 좋게 될 수도 있으며, 더 나아가 판매하는 곳에 대한 신뢰마저 낮아질 수 있다는 점을 알게 되면 좋겠다.
만약, 아주 만약, 정품이 아니라는 것을 모르고 글을 쓰면서 경험한 그대로 문제점을 지적하고, 사용자가 그것을 읽게 됐더라면, 정말 큰일날 뻔 했다는 생각이 든다. '다운이 너무 잦다더라'라는 내용을 써 넣었다면, 구매하는 입장에서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겠고, 말이 돌고 돌다 결국 정품에서 그런 현상이 없다고 한다면, 부메랑처럼 다시 돌아와 글을 쓴 사람과 등록한 회사가 욕을 먹게 되는 것은 자명한 일. 이 시점이 되고 나면, 홍보대행사를 탓하고 자시고도 없다. 욕을 먹는 것은 직접적인 관계에 놓인 측이 될테니.
그건 그렇고..여담이지만, 하드웨어를 통째로 받아오니 Xbox360이 없는 사람도 리뷰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나름대로 장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들고 왔다갔다 하는 문제도 있고, 결국 Xbox 360을 구입할 계획이 있고 그 게임도 구입할 계획이 있는 경우에는, 했던 곳을 처음부터 다시 플레이해야 한다는 점에서 고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
오블리비언, 리테일 버전은 아니었다고 해도, 엄청난 매력이 있는 게임에는 틀림이 없다. 덕택에 구매 계획이 변경됐다. 원래는 게임기를 구입하면서 고담 레이싱 3를 함께 구매하려고 했는데, 오블리비언을 함께 구매하기로..
엄청난 매력이 있지만, 과거 바이오웨어의 정통 D&D 룰 기반 RPG를 좋아했던 사람에겐 별로일 수도 있다. 콘솔을 의식하다 보니 단순하게 설정된 부분이 많다. 게다가 진정한 액션 RPG이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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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윽.. 오블리비언... 미치겠네요.. =_=
2006/04/01 22:55이달 중순부터 14박 15일 휴가라, 엑박360이랑 오블리비언 사들고 집으로 내려갈까 고민중입니다. 지를 돈은 있는데, 휴가 끝나고 처분할 수가 없어서 좌절중이죠. =_= 이번에 그래픽 카드를 9600Pro VIVO로 바꿨지만 PC판은 돌아가지도 않는 사양이고.. =_=;;;;;;;
집에가서 모로윈드나 뛰어야겠네요. 에효.
함께 지릅시다... 일단 저는 4월 8일 지르는 것으로 예약은 잡아놨다는.. -_-;;;
2006/04/02 00:02제가 먼저 사고 색룡님이 인수해가시는건 어때요? (웃음)
2006/04/03 08:37켁~ 며칠 하다가 중고로 파시려고요???
2006/04/03 09:34엑박360을 싸들고 내무실로 복귀할 순 없잖아요? (웃음)
2006/04/03 16:01그렇다고 샀다가, 중고로 팔았다가, 나중에 또 다시 구입하시려고요? 어째 좀...-_-;;;
2006/04/03 17: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