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xyDino's GameLog


설치를 끝내고 실행을 하니 1024x768 해상도에서도 1-2fps가 나오는 것이 또 한 번 좌절하게 만드나 싶었는데 다행히도 패치를 하고 나니 스크롤 속도가 상당히 개선됐다. 그다지 좋아 보이지 않는 그래픽에(예를 들면 나무나 풀들은 모두 4방 병풍) 모델링도 그다지 좋아 보이지 않고 사람들 움직임도 좀 단순하고 딱딱한 면이 있고, 총을 쏠 때 불을 뿜는 장면도 그다지 와닿지 않는 표현.

스토커 얘기는 많이 했지만 사실 게임이 어떤 형식으로 되어 있는지 관심을 두지는 않았다. 밀리터리 형식을 취한 SF FPS 정도겠거니 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RPG 요소가 상당히 많이 포함되어 있는 FPS. 굳이 비슷한 게임 형식을 찾아보자면 FPS와 RPG의 묘한 경계에 있어 혹자는 FPS라고도 하고 일반적으로는, 그리고 직접 해본 바에 의하면 확실히 RPG인 데이어스 엑스가 있겠다.

하지만 스토커는 정말정말 RPG 요소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RPG스럽지는 않다. 기본적으로 캐릭터의 능력을 향상시킨다는 개념이 없기 때문. 방어력 부분은 개선의 여지가 있지만 경험치라든가 어떤 다른 요소에 간섭받는다기 보다는 아이템에 의해 변경되기에 그다지 RPG라고 할만한 특징은 아니다.

RPG 요소를 따져보면, 우선 갖고 다닐 수 있는 아이템이 무게에 의해 제한받는다는 점, 모든 아이템은 줍거나 구입을 해야만 사용할 수 있다는 점, 메인 스토리에 연결되어 있는 순차적인 임무 외에 퀘스트라는 것을 통해 돈을 벌어야 한다는 점, 퀘스트를 해결하면 반드시 돌아와서 알려줘야 보상을 얻게 된다는 것도..

여기에 약간의 잠입 요소를 넣어놓아 제작사가 확실히 여러가지를 하고 싶었던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하지만 잠입 요소는 이동 시 소리를 죽인다는 것 외에는 별다른 것이 없다.

전투는 1인칭으로 총을 쏘니 당연히 FPS이긴 하겠지만 캐릭터 능력이라는 것도 딱히 구분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아머의 종류 탓인지 적들을 맞추기는 어려운데 맞는 건 정말 잘 맞아 시원시원한 쏠거리를 찾는 사람들에겐 오히려 별로 안 좋은 얘기를 듣게 될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잠입 기능을 주었으니 그것을 활용하라고 한다면 할말 없지만 ..

사람 모습이 제대로 보이지 않을 정도의 거리를 두고 떨어져 있지만 총구에서 불이 뿜는 것이 보이면 일단 얻어 맞는 것도 특이하다. 가까이 다가가 죽이고 총을 빼앗아 보면 사정거리 밖. 물론 각 무기에는 사정거리 설정이 있는데 샷건이 극단적으로 짧다는 것을 제외하면 권총이나 라이플이나 별 차이 없었다.

적의 AI는 어떤 경우에는 상당히 좋아보이는데 또 어떤 경우에는 아무 생각이 없는 것으로도 보인다. 예를 들면, 장애물을 사이에 두고 둘만 남았을 때, 시계 방향으로 쫓아가면 적도 같은 방향으로 도망을 가기 때문에 몇 번 돌다 역 방향으로 돌아야 겨우 잡거나 역방향 전술을 몇 번 반복해야만 잡을 수 있다(때로는 역방향 1회면 가능하기도). 장애물이 많은 경우, 특히 시야가 가려지면서 조준과 사격은 되는 풀숲이 사이에 있는 경우에는 상당히 애를 먹게 되기도 한다.

하지만 또 어떤 경우에는 발이 바닥에 붙었는지 절대로 움직이지 않는 경우도 있다. 멀리서 불똥이 조금만 튀어도 갑자기 불어난 인원이 무더기로 달려오는 것을 한 번 경험하고 나면 겁을 조금 먹게 되는데 그 뒤에 'Wanna be killed' 모드를 부르짖으니 종잡을 수가 없다. 일부러 그러라고 머리 굴리는 넘과 그렇지 않은 넘을 구분했나? =)

패치가 한 번 되어 그럭저럭 괜찮아 보이지만 여전히 바탕 화면 복귀 버그는 존재하는데다 여러모로 불편한 부분도 많다. 예를 들면 맵. 맵을 이리저리 확대하고 축소하며 보는 것 자체는 쉽지만 맵을 닫고 원하는 퀘스트에 할당된 지역을 주요 목적지로 정하는 기능이 없다. 퀘스트 목록을 보는 곳에서도 각 퀘스트에서 해야할 일이 있는 지점을 찾는 것은 쉬우나 메인 스토리 관련 퀘스트를 갖고 있다면 화살표는 항상 그곳만 가리킨다. 이렇다보니 눈 앞에 서브퀘스트 목표가 있어도 지나가기 일쑤.

아직 초반이라 없는지 아니면 후반에 넘어가도 없는지 모르겠지만 자동차 등의 탈 것을 사용할 수 없다는 것도 꽤나 번거롭다. 맵이 좁지도 않은데 퀘스트 끝내고 돌아가고 받고 또 돌아가고... 귀찮아서 퀘스트를 여러개 한꺼번에 받아 놓으니 퀘스트들이 시간 제한이 있어서 일정 시간 뒤에는 실패한 퀘스트로 넘어가버린다. 시간 제한이 진정한 시간 제한인가 하면 그게 또 그렇지도 않다. 다시 가서 다시 받으면 된다. 이런 퀘스트에 시간 제한을 걸어놓은 이유는 대체... (이런 면에서도 RPG 스럽지 않다. RPG는 워프 장치를 주던가 최소한 말이라도 주기 때문)

PDA를 열고 Diary 항목이나 Encyclopedia를 보면 읽을 내용이 꽤 된다. 새로운 정보를 얻으면 그것이 이 두 항목에 추가되기도 한다. 열어서 읽다 보면 읽기 전에는 녹색으로 보이던 것이 읽은 항목은 흰색으로 바뀐다. 그런데, PDA를 닫았다가 다시 열면 또 다시 녹색이다. 항목이 적을 땐 뭐가 뭔지 구분하기 쉬운 편이지만 늘어나기 시작하면 꽤 불편하다. PDA를 보고 있는데 PDA에 가려진 게임 화면에 메시지가 표시되는 경우도 있고, 여러모로 불완전하달까 ..그런 느낌. 오죽하면 '원래 올해에 나올 게임이 아닌데 억지로 당긴 듯한' 느낌까지 들까..

그래픽은 뭐.. 최고 옵션까지 높일 수 없으니 뭐라 하긴 좀 그렇지만, 요구 사양에 비하면 별로 좋은 편은 아니다. 아마도 자체 개발 엔진을 사용하겠다고 우긴 것 같은데 그다지 와닿지는 않는다.

나름대로 자유도를 추구하다 보니 메인 스토리에 집중하는 것이 어려워 스토리 전달도 잘 안 되는 경향이 있다. 슈팅 시 타격감도 없다. 원거리 사격이야 그렇다 쳐도 가까이에서 쏴도 별 감흥이 없다. 사운드는 거리감이 없다. 바로 옆에서 개가 짖길래 돌아봤더니 저 멀리에 있는 개가 못본 척 외면하며 전혀 다른 방향으로 달리는 중. 항상 이런 줄 알고 그 다음에 무시했더니 뒤통수를 할퀴기 시작했다. =/

일단 정을 붙이고 끝까지는 가봐야겠지...만 '대단히 재미있는 게임'이라는 생각이 들게 되진 않을 듯.

마지막으로 가상 메모리 4GB 권장... =)



Posted by Sexydino
Review l 2007/04/10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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